또...‘혼자야?’, ‘투머치 마동석 영화’의 완성도와 한계

[스포츠월드=전경우 기자] "혼자야?"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윤계상)이 마동석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마동석은 영화 ‘성난황소’에서 또 혼자다. 누구나 예상했던 그대로, 마동석으로 시작해 마동석으로 끝나는 영화다. 마동석의 좌충 우돌을 중심으로 예측 가능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특별한 반전 없는 흐름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주인공은 알고 보면 무서운 실력을 숨기고 있는 주먹의 고수다. 주인공이 ‘가만히 있다고 가마니인 줄 아는’ 주변 인물들은 끊임없이 찔러보기를 반복하다 드디어 임계점을 넘은 주인공은 봉인을 해제하고 액션 대폭발을 일으켜 모든 악의 세력을 잠재운다.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의 화신’은 지력과 잔인함을 겸비한 거대한 존재 같지만, 결국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주인공의 여자는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며,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특급 도우미’의 활약으로 세상은 제대로 돌아간다. 어디서 많이 봤다고? 무협지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구도며, 미국 웨스턴 영화에서도 비슷한 설정들은 자주 등장한다.   

 

비슷한 패턴의 반복, 이른바 ‘클리세’로 점철된 영화가 살아남는 방법은 디테일과 완성도다. ‘성난 황소’는 ‘범죄 도시’의 허명행 무술감독, 남지수 의상/분장 실장, 김선민 편집기사가 투입됐다. 이른바 ‘마동석 류’ 영화를 제대로 만들어본 ‘장인’들이다. 여기에 김민호 감독의 영민함과 조연급들의 열연은 지루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라 생각하는 순간, 다른 장면으로 잔상을 지워 버리는 반 박자 빠른 편집이 놀랍다. 마동석의 아내로 나오는 송지효는 마치 ‘성난암소’같은 빠릿빠릿한 액션으로 스토리의 빈 틈을 훌륭하게 메꿔준다. 세트 디자인과 소품, 음악에 더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면 몰입감이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마동석은 스스로 쌓아 올린 존재감은 그의 팔뚝만큼 거대해 졌다. 이제 존재 자체로 ‘클리세’가 돼버린 느낌이다. 마동석 본인도 알고 있지만 ‘출구전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당분간은 그냥 그대로 직진이다. 

 

마동석은 이 영화를 내놓으며 "관객들의 막힌 곳을 뻥 뚫어주는 쾌감 액션들이 가득한 영화”라고 했다. 딱 여기까지만 원한다면 절대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인데,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천재성을 생각해 보면 뭔가 아쉽다. ‘성난황소’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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