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위원의 준PO4차전 맥짚기] '흐름 뚝뚝' 아쉬운 한화의 가을야구, 적은 기회도 문제없던 넥센 웃었다

한화의 선발 투수 박주홍은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어차피 4차전은 어느 팀의 타선이 먼저 터지느냐의 싸움이었다. 1회 선취점을 통해 한화는 기선제압에는 성공했지만 뭔가 시원하게 달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흐름 유지 실패’는 이번 시리즈 내내 지적됐던 문제였다. 시리즈 내내 빅이닝 찬스는 훨씬 많았는데 기회마다 계속해서 흐름이 끊어졌다. 넥센을 제압할 기회는 분명 있었지만, 스스로 잡지 못했다. 11년 만의 가을 야구에서 무척 아쉬웠던 부분이다.

 

오늘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됐다. 특히 4회 초 공격 상황이 무척 아쉬웠다. 무사 1,3루의 기회를 잡았는데 1득점에 그쳤다. 박주홍의 기대 이상 투구에 타선이 응답하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포착됐다. 8회 말 무사 1,2루에서 김혜성의 번트 수비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부분. 한 점 승부였기에 최대한 추가 실점을 틀어막는 수비가 이뤄졌어야 했다. 따라서 2루 주자를 잡아내야 하는 작전이 필요했는데, 결과적으로 타자 주자를 잡아내는 ‘50% 작전’에 그쳤다. 너무 쉽게 1사 2,3루 기회를 열어줬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비록 공격에선 아쉬움이 남았지만, 불펜진만큼은 정규시즌의 견고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음 시즌에도 확실히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한화의 다음 시즌을 기약해본다.

 

넥센은 마운드에 최소 인원을 투입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이 빛났던 시리즈. 특히 4차전은 어린 선수 두 명을 통해서 매듭을 지었다. 불펜 소모 최소화에 3일간의 휴식일까지 있기에 SK와 대등한 승부도 가능해 보인다.

 

오늘 공격은 기회가 많진 않았지만, 기회를 살려내는 집중력만큼은 여전했다.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0-1로 끌려가던 3회 김재현이 동점을 짜내는 시점도 절묘했다. 세이프티 스퀴즈 번트로 경기를 동률로 만들어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여기에 포스트시즌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김규민, 임병욱이 탁월한 집중력으로 기회를 살려냈다. 이정후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김규민은 스스로 기회를 잡았다. 향후 플레이오프에서도 김규민의 활약이 기대된다.

 

결국 점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을 잘 끌고 갔던 부분이 한화와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투수진의 역투는 플레이오프에서의 자신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로테이션상 해커-브리검 순으로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날 수 있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선발진. 이보근-오주원-김상수로 구성된 필승조는 ‘젊은 피’ 안우진, 이승호까지 합류해 더욱 단단해질 전망. 넥센의 고공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용철 KBS N SPORT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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