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명당' 조승우 "조금의 선한 영향이라도 끼칠 수 있다면"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대체불가’라는 수식어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조승우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작품 안에서 조승우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지우고, 오롯이 그 캐릭터로서만 존재한다. 그래서일까. 왠지 모르게 완벽주의자 이미지가 그려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조승우의 모습은 상상보다 조금 더 인간적이었다. 나른하면서도 느릿느릿한 말투가 인상적인, 그러면서도 어떤 질문이든 솔직담백하게 답변하는 반적매력까지 갖춘 배우였다.

 조승우는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가장 바쁘게 지냈을 배우 중 한 명이다. 영화 ‘명당’(박희곤 감독)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기 때문.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과 명당을 이용해 운명을 바꾸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조승우가 연기한 캐릭터는 천재 지관 박재상.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무게감을 조율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조승우의 존재감은 눈빛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묵직해 보였다.

 

- 영화 ‘명당’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감독님이다. 감독님과 ‘퍼펙트게임’이라는 작품을 같이 하기도 했고, 그 전에 ‘인사동 스캔들’이라는 작품을 우연히 접하게 됐는데 장르영화를 속도감 있고 군더더기 없게, 심플하면서도 멋지게 그려내시더라. 감독님만의 개성이 잘 묻어났다. 그런 영화를 만드셨던 감독님이 내게 사극을 하자고 시나리오를 건넸다. 처음 읽었을 때 퓨전이라기보다는, 정통사극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클래식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흘러가는 게 매력적이었다.”

 

- 박재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부분이 있다면?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그릇된 결과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몇 백 년 전 이야기임에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박재상이라는 인물이 영화 속에서 너무 잔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박재상은 영화의 시작과 끝을 담당할뿐더러,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작은 개인적인 복수심이었지만, 점차 자신의 능력이 사람을 살리고 땅을 윤택하게 만드는 데 쓰려 한다. 그런 모습을 강조하려 했다.”

 

- 작품을 선택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가?

 

 “아주 확실하게 있다. 작품의 메시지가 얼마나 분명하게 전달되느냐다. 유행을 타는 작품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겉으로 화려하기만한 작품도 피하는 편이다. 연장선으로 얘기를 하자면, 배우를 하면서 ‘왜 나는 배우를 하고 있을까’, ‘어떤 의미를 두면서 배우 생활을 해야 하나’ 고민한 적이 있다. 나는 내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아주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자 한다. 그것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는가.” 

- 연기를 잘하는 자신만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스스로를 평가할 때 조금 박한 편이다. 늘 그래왔다. 겸손을 떨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과한 칭찬을 받을 때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물론 칭찬을 받으면 좋지만, 다음 행보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 과거 ‘마라톤’이라는 작업을 하고 ‘도마뱀’이라는 했을 때, 관객들이 성이 안 차는 듯했다. ‘왜 저렇게 부각되지 않는 역할을 했지’라는 시선이 있더라. 나는 배우고, 어떤 역할이든 맘에 들고 끌리면 한다. 나를 필요로 하고 원하면 언제든 할 준비가 돼 있다.”

 

- 배우에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80년생인데, 생일이 빠르다. 그래서 친구들은 이미 마흔이다. 그래서인지 마흔이라는 숫자에 무뎌진 것 같다. 마흔이 돼도 별 것 없을 듯하다. 한 편으로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재밌기도 하다. 경험이 쌓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지 않는가. 배우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가야 한다. 내 경험에 빗대서 하는 것이다 보니, 이러한 부분에서 이점이 생기는 것 같다. 20대 때 서른을 기다렸는데, 막상 되니깐 아무렇지 않더라. 마흔이 돼도 그럴 것 같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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