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VS박병호, 홈런타자 맞대결…‘장군 멍군’

[스포츠월드=고척돔 김재원 기자] 장군을 부르자 멍군으로 응수했다. 


홈런타자의 자웅을 가리는 한판 대결이 펼쳐졌다. 17일 기준 홈런 부문 1위인 김재환(40개·두산)과 2위 박병호(39개·넥센)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두 선수는 한 개 차이의 치열한 홈런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맞수다. 결과는 1-1. 각각 한 개씩의 홈런을 주고받으며 점입가경으로 만들었다. 경기에서 웃은 건 넥센이었다. 넥센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10-7로 승리를 거뒀다.

 

김재환의 방망이 끝에서 먼저 시작됐다. 1-3으로 뒤지던 4회 초 첫 번째 타자로 나온 김재환은 상대 선발 투수 한현희의 두 번째 133㎞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비거리 125m로 시즌 41호째 아치였다. 지난 12일 롯데전에서 2개의 홈런을 터트린 이후 5경기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시킨 것이다. 다만 아쉬운 건 홈런 한 개가 전부였다. 4번·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1득점 1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안방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박병호가 아니었다. 4-7로 끌려가던 7회 말 무사 1,3루 상황 상대 투수 박치국의 6번째 119㎞ 커브를 통타 좌중월 스리런포로 응수해 동점을 만들었다. 125m짜리 40호 홈런이었다. 특히 3년 연속 40홈런으로 KBO리그 타자 가운데 역대 최초라는 의미 있는 기록이며 개인 통산 250개로 명실공히 홈런타자임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4번·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4타수 3안타(1홈런) 3득점 4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대접전이다. 후반기 이후인 7월17일부터 박병호가 21개, 김재환이 13개의 홈런을 뽑아내고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인 지난 4일부터는 김재환(8개)이 박병호(7개)보다 우세한 페이스다. 또한 후반기 두산은 18경기, 넥센은 14경기가 남았다. 두 선수 모두 부상이나 부진으로 타석에서 빠지지 않는다면 김재환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박병호에게 상황은 불리하지만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보유한 만큼 한방을 무시할 수 없다.  

 

경기가 끝난 뒤 박병호는 “사실 신경을 안 쓰려고 했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기록이었다.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이 나왔고 이길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다. 투 스트라이크를 당하는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 볼을 골라내면서 찬스가 왔다. 이번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하면서 홈런 개수는 포기한 상황으로 경기를 맞이했는데 한 달간 쉬면서 체력이 충전됐다. 김재환과는 아시안게임 때 대화를 많이 나눴다. 서로의 장점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 오늘 홈런이 많이 기억이 날 것 같다. 앞으로 다른 팀의 승패에 신경 쓰지 않고 매 경기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jkim@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