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 간절함이 만든 롯데의 눈물겨운 8연패 탈출기

[스포츠월드=잠실 이재현 기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싸우고 있어요.”

 

18일 잠실 LG전을 앞뒀던 한 롯데 선수의 각오였다. 9월 들어 1승 10패, 최근 8연패에 빠졌던 롯데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상대는 리그 5위 LG. 이미 5위 경쟁에서 한 발 비켜나 있는 모양새이지만, 포기를 논하기엔 다소 이른 시점. 5위 경쟁에 다시 뛰어들 불씨라도 지피려면 승리가 간절했다.

 

선발 투수부터 절실함으로 무장한 것이 느껴졌다. 9월 평균자책점이 6.96에 달할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롯데 선발진(1승 8패) 중에서 유일하게 승리를 챙겼던 노경은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상대 선발은 퀄리티 스타트를 무려 18차례나 올린 만만치 않은 상대 타일러 윌슨이었지만, 주변을 신경 쓸 여유도 겨를도 없었다.

 

노경은은 롯데의 기대에 부응했다. 101개의 공을 던져 5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 윌슨(6이닝 1실점)에 절대 밀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든 노경은은 “9월 들어 선발 투수들이 상대 선발과의 맞대결에서 열세를 보여 아쉬웠다”던 조원우 롯데 감독을 웃게 했다.

 

경기 종반까지 윌슨에 묶여 이렇다 할 득점 지원에 나서지 못했지만, 타자들도 절실함으로 무장하긴 마찬가지였다. 1-1로 맞선 6회 초 2사 2루에서 2루 주자 이대호는 민병헌의 중전 안타가 터지자 3루를 지나 곧장 홈플레이트로 향했다. 결과는 포수 태그 아웃. 본인도 자신의 주력으로는 득점이 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오직 승리 하나만 바라보고 승부수를 던졌다.

 

선수단의 절실함은 끝내 경기 종반에 결실을 보았다. 1-1로 맞선 8회 초 무사 1,2루에서 손아섭은 2루수 앞으로 크게 튄 타구에 그쳤다. 이때 2루수 박지규는 곧장 홈으로 송구했지만 3루에 있던 대주자 나경민의 득점을 막을 순 없었다.

 

나경민은 전력 질주 후 완벽한 슬라이딩을 통해 결승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손아섭 역시 뒤를 돌아보지 않고, 1루까지 내달렸다. 어떻게든 진루타를 만들겠다는 손아섭의 집념과 준족을 지닌 나경민의 집중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득점. 이후 2점을 추가한 롯데는 4-1 승리로 지긋지긋한 8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연패 탈출에 성공한 롯데에 남은 경기는 22경기. 18일 잠실에서의 승전보는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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