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손흥민 개인기에 숨겨진 ‘월드클래스’ 본능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손흥민(26·토트넘) 개인기가 한국을 넘어 유럽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다. 특히 상대가 인종 차별 논란을 일으킨 디에고 발데스, 그리고 세계적인 스타 아르투로 비달이라 더 시선을 끌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손흥민 개인기에 월드 클래스의 본능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손흥민은 이번 9월 평가 2연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부임해 곧바로 주장 완장을 맡겼고, 2경기 선발 출전해 총합 170분 이상을 소화했다. 새로운 체제의 대표팀에 핵심이라는 뜻이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그러나 득점 없이도 충분히 빛나는 존재감을 보였다. 공격진에서 날카로운 창을 겨눈 것은 물론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전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다. 러시아월드컵에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그리고 소속팀까지 살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그만큼 이를 악물고 뛰었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는 뜻이다.

 

당연히 경기장 가장 큰 함성 소리는 손흥민으로부터 터져나왔다. 특히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 대다수가 붉은 유니폼 레프리카를 입고 나타났는데, 80% 이상 손흥민의 마킹이 새겨져 있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팬도 많았다. 월드 스타다운 광경이 펼쳐졌다.

 

더 주목받은 것은 손흥민 개인기이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과감한 드리블로 칠레 사이드 라인을 파고든 손흥민은 경기 내내 날카로운 침투로 칠레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날 화제를 모은 것은 2장면이다. 후반 2분 센터 서클 근처에서 드리블 돌파로 2명을 가볍게 벗겨냈다. 비달의 태클을 가볍게 피한 뒤 뒷발을 이용해 발데스 다리 사이로 패스를 했다. 후반 중반 이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가벼운 터치로 2명을 제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물론 이후 백업에 나선 상대 수비에 진로를 차단당하며 공이 엔드라인 밖으로 나갔지만, 이 장면을 지켜본 팬들은 손흥민 개인기에 열광했다.

 

여기에는 월드클래스 본능도 숨겨져 있다. 코스타리카전을 예로 들자. 손흥민은 경기 초반 패스로 경기를 풀어갔다. 상대 압박의 정도를 살펴본 것이다. 상대 수비가 한두발 떨어져 개인 마킹을 하자 무리한 돌파보다는 패스에 중점을 둔 것. 그런데 후반 압박이 강해지고, 타이트하게 달라붙자 과감하게 돌파를 시도한 것이다. 상황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준 것이다.

한국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기전에서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김두홍 기자

칠레전은 또 달랐다. 칠레는 경기 시작부터 한국의 후방 빌드업을 저지하게 강하게 압박했다. 상대가 달려들면 그만큼 개인기로 제치기가 수월해진다. 손흥민은 이를 이용해 초반부터 과감하게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며 측면을 뚫었다. 상황에 따른 대처 능력이 뛰어났다.

 

손흥민은 흔히 말하는 드리블러가 아니다. 화려한 드리블 돌파보다는 수비 공간을 파고들을 결정짓는 능력이 주특기인 윙어이다. 손흥민 개인기는 그만큼 자신감이 올라왔다는 증거이다. 애초 연계 플레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자 패싱 능력을 끌어올렸다. 지금은 누구보다 연계플레이가 좋다. 손흥민 개인기에 대한 아쉬움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상황에 따라 대처능력을 선보이며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는 손흥민의 행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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