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발탁’ 우타 외야수 전무한 AG 대표팀, 우려는 없을까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우타자가 없어도 괜찮을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에 소폭 변화가 발생했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13일 “현재 부상 등의 사유로 제 기량 발휘가 힘든 선수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4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지난 6월 발표된 기존 엔트리에 포함돼 있던 투수 차우찬(LG), 정찬헌(LG), 3루수 최정(SK), 외야수 박건우(두산) 등을 대신해 투수 최원태(넥센), 장필준(삼성), 3루수 황재균(KT), 외야수 이정후(넥센)가 합류했다. 

 

가장 시선을 끄는 부분은 역시 이정후의 합류다. 지난 6월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선 감독은 “마지막까지 발탁 여부를 두고 고민했던 선수가 바로 이정후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분명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임은 선 감독도 인정했지만 좌타자라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결국 좌타 외야수(김현수, 손아섭, 김재환, 박해민)만 4명을 꾸린 상태에서 우타 외야수가 한 명도 없다면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판단에서 이정후가 제외됐다.

 

선 감독은 “당시 이정후의 성적은 다른 좌타 외야수 후보군들 사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 어려웠고, 우타 외야수도 한 명쯤은 필요하다고 판단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 탓에 박건우가 옆구리 부상으로 사실상 아시안게임 출전이 어려워졌음에도 이정후의 발탁을 확신할 수 없었다. 민병헌(롯데) 등 우타 외야수들이 박건우를 대체할 후보군으로 꼽혔던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거침없는 이정후의 행보에 선 감독의 마음도 돌아섰다. 지난 6월 11일 엔트리 발표 이후 13일까지의 성적은 타율 0.455(121타수 55안타), 1홈런, 22타점이다. 여기에 출루율은 0.474에 달한다. “현재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최종 선택하겠다”라던 선 감독의 기조에 꼭 들어맞는 선수였다.

 

게다가 좌완, 우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유형의 투수들을 상대로 고른 성적을 냈던 점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올 시즌 이정후의 우완 투수 상대 타율은 0.349인데,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은 0.409로 오히려 좌완 투수에 강했다. 좌타 외야수 5명으로만 외야진을 구성하게 됐지만, 선 감독이 크게 걱정하지 않는 이유다.

 

선 감독은 “이정후는 최근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고른 활약을 펼쳐왔고 오히려 좌완 투수에 강한 좌타자임을 증명해 보였다. 게다가 최근 야구는 이른바 ‘좌우 놀이’의 색채가 옅어지지 않았는가. 외야진을 좌타자로만 구성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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