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독일차 대충 넘어갈 문제 아니다”… 법조계 단호 대응 촉구

[한준호·이지은 기자] “독일차 업계의 오만함 때문이죠!”

최근 잇따른 화재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오른 BMW 320d와 520d 차량 소유자들이 집단 소송에 나섰다. 이미 화재가 난 차량만 32대나 되고 화재 여부와 상관없이 소송 인원도 계속 불어나는 중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관심이 그 만큼 높다. 이에 현재 관련 소송을 맡고 있는 법조계 인사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다.

먼저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독일차와 ‘악연(?)’이 있다. 지난 2016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폭스바겐 배기가스 배출 조작 사건 국내 소송 대리인으로 올해 말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에는 다른 독일차 브랜드 BMW와도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게 됐다. 하종선 변호사는 폭스바겐 사건과 달리 BMW 화재 사건은 형사처벌도 가능할 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하종선 변호사는 “두 사건이 비슷하긴 하지만 폭스바겐이 조작사기라면 BMW는 결함 은폐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독일차 업계의 오만함과 정부의 무능함을 들었다. 하종선 변호사는 “자신들이 기술적으로 우월하고 문제점이 나타나도 우기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다른 독일차들도 마찬가지지만 결함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오만함을 보이는데도 정부가 독일차 브랜드들의 주장을 검증할 능력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한 네이버에 ‘BMW 화재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를 개설하고 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는 성승환 법무법인 인강 변호사는 사건이 이처럼 커진 것에 대해 “소비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기 때문”이라고 정의했다. 성승환 변호사는 “눈에 보이는 피해가 생긴 사람들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가 있다”며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로 명차라는 자부심, 회사에 대한 신뢰 등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BMW를 비롯한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성 변호사는 “BMW가 고객을 대하는 태도는 너무 문제가 있다”면서 “외국계 기업들을 보면 국내 소비자들을 함부로 대하고 무시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결코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소비자들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제도적으로는 미국식 집단소송 도입, 징벌적 손해배상 등 여러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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