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알쓸신잡] 파울볼은 공짜로 주는데 축구공, 농구, 배구공은 왜 안 줄까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잘 맞은 타구가 외야 관중석으로 향한다. 홈런볼을 잡는 순간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한다. 그 공은 오롯이 그의 것이다. 신기록이 나오는 홈런이면 글러브에 잠자리채까지 동원한다. 야구에서만 연출되는 진풍경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홈런볼을 포함해 관중석으로 향하는 파울볼까지 잡는 사람이 임자다. 2003년 이승엽(은퇴)의 56호 홈런을 잡기 위해 외야 관중석을 차지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인 시절도 있었고 베리 본즈(은퇴)의 70호 홈런은 한화 33억원에 거래된 적도 있다.

 

그런데 축구, 배구, 농구에서는 이러한 장면을 찾아볼 수 없다. 시합구로 규정한 공은 관중의 손에 들어가더라도 다시 돌려줘야 한다. 왜 그럴까.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 SW알쓸신잡이 그 이유를 살펴봤다.

 

우선 금액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프로축구는 공인구 소비자가격이 20만원에 육박한다. 1경기당 최소 11개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가이드라인을 잡았다. 공의 재질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대부분 새 공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1경기에 사용한 공에 한해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다. 경기마다 새 공 11개를 사용한다고 하면 시합구에만 경기당 최소 220만원 이상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공인구에만 억대 예산이 들어간다”며 “스폰서를 통해 현물 지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수량 확보도 영향을 미친다. 연맹은 시즌을 앞두고 공인구를 대량 확보하는데 수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올 시즌 공인구는 ‘아디다스’ 제품을 사용하는데, 이는 아디다스 월드에서 아디다스 코리아로, 다시 연맹으로 이동한다. 이러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합구 관리가 중요하다.

 

배구도 마찬가지다. V리그 공인구 소비자 가격은 7만5천원 정도로 매 경기 새 공 5개씩을 투입한다. 한 시즌 남녀부 총 240경기를 치르면 공인구만 총 1200개가 소모된다. 여기에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까지 더하면 공인구에만 수천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한국프로배구연맹 역시 V리그에 ‘STAR’ 제품을 공인구로 사용하고 있고, 스폰서 계약을 통해 현물 지원을 받고 있다. 고가의 가격과 물량 확보의 어려움으로 시합구는 따로 관리를 하고, 구단별로 자체 제작하는 사인볼을 나눠준다.

 

그렇다면 시즌마다 소모하는 시합구는 어떻게 관리할까. 이미 사용한 시합구는 각 구단에 나눠주고, 구단은 지역 연고지 엘리트 및 아마추어 유청소년 배구를 위해 지원한다. 

 

공인구와 관련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프로축구의 경우 올스타전에서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시합구를 야구처럼 그대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들이 이를 알고 팬을 위해 일부러 과감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관중석을 향해 공을 차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에 경기에 사용할 공이 없어 후반전에 급하게 이벤트를 마감한 추억도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또 다른 궁금증. 그렇다면 관중에게 홈런 및 파울볼을 나눠주는 프로야구의 경우 시합구는 얼마일까. KBO 공인구의 개당 가격은 5750원이며 부가세는 별도이다. 공인구 자체 가격은 축구 배구 농구공에 비해 비싸지 않지만, 소모량을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KBO리그의 경우 1경기당 약 14∼17타스의 시합구를 사용한다. 1타스에 12개의 공이 들어있다. 최대치를 계산하면 약 200개의 시합구를 사용하는데, 이를 시합구 사용 총 가격으로 계산하면 약 120만원 정도가 든다. 프로야구는 경기가 많기 때문에 시합구에 들어가는 예산을 시즌 전체로 따지면 이 역시 어마어마하다.

 

다만 농구는 조금 다르다. 물론 농구공 역시 고가이지만, 단순이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농구의 경우 새 공을 사용하지 않는다. KBL 관계자는 “천연가죽의 새 공은 조금 뻣뻣하고 미끄러운 그립감이 있다”며 "농구공의 상태가 손 끝에 걸리는 감각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지는 종목 특성상 사용한 공(USED BALL)을 시합구로 쓴다"고 설명했다.

 

KBL에 따르면 천연가죽공은 60시간의 사용 후에 내부의 섬유층내 피하지방과 기름이 볼 표면으로 올라와 수분에 의한 미끄러움을 방지하고 최고의 그립력을 나타낸다. 때문에 공식 경기에서는 60시간 이상 사용한 공을 선택해 시합구로 사용한다. 이는 국제농구연맹(FIBA)이 주관하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로바스켓 등 국가대항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시합구를 따로 관리한다. 시합구를 별도 관리하기 때문에 관중에게 나눠주지 못한다. 다만 농구의 경우에도 구단별로 자체 제작한 사인공을 나눠준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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