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실명 폭로' PD수첩, 故 장자연 사건의 진실은 드러날까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고(故) 장자연이 남긴 4장의 문건 속 진실을 드러날 수 있을까.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PD수첩’이 9년간 풀리지 않았던 故 장자연 사건을 다뤘다. 배우였던 故 장자연은 2009년 3월 4장의 문건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문건에는 고인이 생전 강요받았던 접대 자리에 대한 기록들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팀을 꾸렸고, 118명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으나 처벌받은 사람은 장자연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단 두 명뿐이었다.

24일 방송된 ‘故 장자연 1부’에서 PD수첩은 사건의 핵심 목격자이자 소속사 후배였던 A씨의 증언을 담았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A씨는 굳게 마음을 먹고 그간의 고통을 털어놓으며 눈물 흘렸다. A씨는 “(접대자리가) 적게는 서른 번에서 마흔 번 정도 있었다”면서 “그분들이 누구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높으신 분으로 알고 있다. 술자리에서 (장자연에게) 테이블에 올라가라 그랬다. 잡아 당겨 무릎에 앉히기도 하고, 신체부위를 만지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제작진은 당시의 사건 기록과 제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계, 언론, 방송계 등을 막론하고 접대가 이뤄졌다는 정황들을 포착, 실명을 공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와 정세호 드라마 PD, 박문덕 하이트진로회장, 조선일보 사장 아들이자 현재 TV조선 전무로 재직 중인 방정오 등이다.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는 장자연 성추행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박문덕 회장은 장자연에게 100만원짜리 수표 10장을 준 것으로 확인됐으나, “김밥값 하라고 줬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후 관련 의견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김어준은 25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금까지 나온 장자연씨 관련보도 중 가장 자세하고 용감하다”면서 “이건 일부에 불과하다. ‘PD수첩’을 따로 챙겨볼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 또한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조희천, 박문덕, 정세호 PD의혹 제기 조선일보 기자가 X선일보 기자 꼴이고 참이슬 회장이 김밥말이 회장 꼴이다”이라고 비난했다. 문지애 아나운서도 해당 방송을 언급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힘 없는 신인배우가 겪은 참담한 일은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정리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25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PD수첩’의 ‘故 장자연 1부’는 시청률 4.5%(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이 기록한 3.4%보다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PD수첩’은 오는 31일 ‘故 장자연 2부’를 방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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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PD수첩 방송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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