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해외여행 전 영문 진료기록지·처방전 챙기세요”

[정희원 기자] 최근 휴가지로 해외를 택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조사 결과 한국인 해외여행객수는 3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날 생각에 들뜨기 마련이나, 당뇨병·심장질환·폐질환·정맥류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면 해외여행에 앞서 건강상태부터 체크해야 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보다 안전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권길영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부터 만성질환자의 건강한 해외여행을 돕는 ‘꿀팁’을 알아본다.

◆당뇨 환자, 저혈당 막는 간식 챙기고, 샌들은 피해야

당뇨 환자에게 해외여행은 자칫 건강 적신호가 켜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음식이 달라지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고, 평소보다 활동이 늘며 혈당관리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여행 전 주치의와 식사에 대해 미리 상의하는 게 좋다.

특히 여행지에서는 저혈당에 빠지기 쉽다. 저혈당 초기에는 기운이 빠지고, 점점 식은땀이 난다. 공복감이 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의식저하에 빠질 수 있어 비상시 먹을 수 있도록 반드시 사탕·초콜릿·주스 등을 상비해야 한다. 비행기 안에서는 좌석에 비치해두도록 하자.

당뇨 환자가 두려워하는 ‘당뇨발’을 막으려면 신발관리에도 나서야 한다. 권길영 교수는 “불편하더라도 샌들이나 슬리퍼는 피하는 게 좋다”며 “여행지에서 장시간 걷다가 발에 상처가 생겨 이물질이 들어가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평소 신던 편안한 푹신한 운동화와 통기가 잘 되는 양말을 신고, 매일 저녁 발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며 “발에 적응이 덜 된 새 신발도 피하라”고 조언했다.

인슐린 주사를 맞는 당뇨병 환자는 여행 중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인슐린 및 주사기, 사용한 주사기를 담기 위한 단단한 용기, 혈당측정에 필요한 알코올솜 등을 챙겨야 한다. 시차에 따라서 인슐린 투여시간과 용량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행 전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은 필수다.

◆호흡곤란 겪는 만성질환자, ‘저산소증 주의’

심장질환자, 호흡기질환자는 비행기 탑승에 앞서 저산소증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여행 시 정상 운항고도를 유지할 경우 기내 압력상태는 해발 2000m 이상의 지역에 있는 것과 유사하다. 이때 객실 내 산소 농도는 해수면에 비해 15~18% 정도 감소한다. 이런 환경에서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는 심장질환자, 호흡기질환자, 산소 상태에 민감한 빈혈 환자에게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폐렴·폐결핵 환자, 폐고혈압 환자, 심한 빈혈환자, 협심증·심부전·판막질환 등 심장질환자, 여행일 기준 3주 내에 심장·흉부질환 수술을 받은 환자, 기흉환자, 천식조절이 어려운 환자 등은 비행기 탑승을 피하는 게 좋다.

여행이 불가피하다면 항공사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 폐질환·심장질환으로 인한 호흡곤란, 혈색소 수치가 8.5g/㎗ 이하의 심한 빈혈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여행 전 관련 검사를 받고 해외여행 및 산소공급 여부에 대해 상담받아야 한다. 비행기 탑승 시에는 개인용 산소탱크 휴대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탑승 3~7일 전 항공사에 보조 산소공급을 요청해야 한다.

◆하지정맥류 환자, 압박스타킹 챙기고 잦은 스트레칭

심한 하지정맥류를 가진 환자는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에 주의해야 한다. 가뜩이나 다리 혈액순환이 안 되는데 좁은 좌석에 오랫동안 앉아있으면 혈액순환이 더 어려워지며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의 의학적 병명은 ‘심부정맥혈전증’(DVT)이다. 정맥에 피가 굳어 혈맥이 막히며, 하지의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겨,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2002년 일본의 축구선수 다카하라 나오히로가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가던 중 DVT를 겪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이 증후군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DVT가 발생하면 갑자기 다리가 붓고 아프거나, 호흡곤란이 생기거나, 흉통이 나타난다. 대부분은 다리가 저리는 데 그치지만, 심한 경우 하지정맥에 혈전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앉아 있을 땐 아무렇지도 않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갑자기 증상이 증상이 나타나 응급상황에 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선 비행시간이 길다면 자리는 통로 쪽을 선택하자. 1~2시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통로를 거닐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앉아있는 동안에도 발목과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을 반복해준다. 옷차림은 몸을 조이지 않는 넉넉하고 편한 의류를 고르고, 비행 전 미리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는 게 도움이 된다.

권길영 교수는 “여행에 앞서 만성질환으로 건강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예방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며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여행 전 주치의로부터 진찰받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명, 복용 약물이 적힌 영문처방전을 여분으로 준비해 지니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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