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중국 이번에는 '미우새' 표절…한국 속수무책 언제까지

[스포츠월드=배진환 기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창의력은 떨어지는 모양이다. 중국이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을 또 표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에는 SBS ‘미운 우리새끼’ 포맷을 그대로 베껴 쓰고 있다.

중국 최대 위성방송사인 후난TV가 지난 7일부터 ‘아가나소자’(我家那小子)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들의 일상생활을 기록하고 그 스타의 엄마가 스튜디오에 모여 영상을 보면서 토크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여성 MC가 한 명 더 있는 것을 제외하면 SBS ‘미운 우리 새끼’와 진행방식이 똑같다.

이에 대해 SBS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게 “공식적으로 SBS에서 포맷을 수출한 적이 없다. 정밀 검토 후 회사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중국의 불법 표절 프로그램이 등장할 때마다 한국 방송사들은 불쾌함만 표출할 뿐 확실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짝퉁의 천국’이라는 중국답게 국내 예능 프로그램 표절 사례는 그동안 수없이 많았다. 이번에 또 사고를 친 후난TV도 이미 SBS의 ‘판타스틱 듀오’를 본떠 만든 ‘아상화니창’, tvN ‘삼시세끼’와 비슷한 ‘향왕적생활’, ‘윤식당’을 표절한 ‘중찬팅’ 등으로 한국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바 있다.

최근 종영한 중국 프로그램 ‘창조 101’은 엠넷 ‘프로듀스 101’의 중국판으로 불렸다. 이외에도 JTBC ‘효리네 민박’과 유사한 ‘친애적 객잔’을 비롯해 SBS ‘신의 목소리’ 등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하게 국내 예능을 베꼈다. 단순한 아이디어 도용 차원이 아니라 프로그램 콘셉트, 의상, 배우들까지 대놓고 베끼는 상태. 중국 방송사는 훔친 포맷으로 버젓이 후속 시즌을 제작하는가 하면 해외에 수출까지 나서고 있어 문제는 심각하다.

그러나 이런 피해 사례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강력한 항의를 하거나 제재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자칫 ‘외교문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간 문화 프로그램 표절에 대해 칼날을 들이댈 수 있는 강력한 국제법이 없는 현실에데다, 중국보다 힘이 떨어지는 한국이 정부 차원에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어렵다. 게다가 정확히 표절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도 쉬운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해외의 무분별한 표절을 막기 위한 근거 규정이 명시돼 있는 ‘콘텐츠산업진흥법 개정안’과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에 희망을 걸고 있다. 오는 30일부터 이 법안이 시행되면 국내 창작 콘텐츠와 음악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위해 문체부 장관이 외교부 등 중앙행정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의 항의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효과가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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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후난TV ‘아가나소자’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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