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끄라시바 월드컵] '명백한 오심'… 대응 못하는 대한축구협회 '눈치'

[스포츠월드=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권영준 기자] 누가 봐도 파울이다. 공과 전혀 무관한 상황에서 발을 걸었다. 심판이 못 본 것일까. 눈감은 것일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주심이 이 파울에 휘슬을 불지 않아 실점을 허용했다. 충분히 VAR(비디오 판독)을 실행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주심은 못 한 것일까. 하지 않은 것일까. 뭐가 됐든 한국은 실점을 허용했고, 결과적으로 이 실점으로 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치른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앞서 스웨덴에 0-1로 패한 대표팀은 2연패를 당하며 여전히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16강 진출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오는 27일 독일과의 3차전에서 2골 차로 승리한 뒤 멕시코-스웨덴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그래서 이날 패배가 더 쓰라리다. 그중에서도 오심이 가장 뼈아프다. 0-1로 뒤진 후반 20분 기성용이 멕시코 진영에서 패스를 받아 볼을 지키는 과정에서 상대 미드필더 에레라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에레라는 공이 아닌 기성용의 발을 걸었고, 이에 기성용은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그러나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고, 볼 소유권을 뺏은 멕시코는 곧바로 역습을 단행해 추가골을 작렬했다.

명백한 오심이다. 더 치명적인 것은 VAR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에서 득점 장면, 페널티킥 선언, 레드카드에 따른 직접 퇴장 등을 VAR 시행 기준으로 삼았다. 멕시코가 기성용에게 반칙을 범해 볼 소유권을 뺏은 뒤 치차리토가 슈팅하기까지 패스는 딱 2번이었다. 중간 과정에 볼 소유권이 바뀌지 않았고, 한 흐름으로 연결됐다. 에레라가 기성용에게 반칙을 범하지 않았다면, 멕시코는 역습을 진행하지 못했을 것이고, 득점도 없었을 터다. 명백한 득점 장면이다. 하지만 주심은 VAR를 돌려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최근 월드컵 무대에서는 “토너먼트의 흥미를 유발해 흥행을 도모하기 위해 강팀 위주의 VAR를 진행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멕시코는 디펜딩챔피언 독일을 꺾으면서 가장 ‘핫’한 팀으로 떠올랐다. 월드컵 무대에 퍼진 소문과 이날 주심의 오심이 연관성이 있다고 증명할 순 없지만, 충분히 의심할만한 사안이다.
VAR은 차치하더라도 이번 오심 건을 두고 대한축구협회가 FIFA 측에 항의할지는 미지수다. 경기 직후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이 오심으로 인해 실점하지 않아도 될 실점을 허용해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손흥민의 마지막 중거리 슈팅은 한국 축구에 승점을 안기는 역대급 골이 될 수 있었다.

결과는 바꿀 수 없을지언정, FIFA 측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가만히 있다고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필두로 대한축구협회가 팔 걷고 나설지는 미지수이다. 눈치를 봐야한다. 때마침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했고, FIFA 측과 남북 공동 개최건에 대한 대화도 주고 받았으니 잘보여야 할 것 아닌가. 선수들은 총알이 오가는 전쟁터에서 사투를 펼치고 있는데 말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FIFA·SBS 중계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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