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일군 '리니지M'과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

동일 장르 ‘뮤 오리진2’·‘카이저’ 순식간 매출 2위·5위까지
이달 중 공개될 신규 서버 ‘어비스’는 ‘뮤 오리진2’ 지향점
‘카이저’ 자체적으로 R등급 표방하며 3040 성인유저 공략
[김수길 기자] 순위 고착 현상이 심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유력 가문의 새내기들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면서 순위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0일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1년 가까이 1위를 지키며 누적 매출 1조 원을 일군 가운데 동종(MMORPG,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경쟁작인 웹젠의 ‘뮤 오리진2’와 넥슨 ‘카이저’가 급속히 순위를 상향하면서 직접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뮤 오리진2’는 이달 4일 나온 뒤 하루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집계로는 16위에 진입했고, 나흘만에 3위까지 치솟았다. 첫 주말을 맞은 5일차에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밀어내고 2위 자리를 꿰찼다. ‘뮤 오리진2’과 같은 날 이른바 사전 공개 형식으로 선보인 ‘카이저’ 역시 만만찮은 속도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4일 사전 공개 개시 이후 3일 동안 힘을 함축했고 정식 개막(7일) 11위부터 출발했다. 10일에는 5위로 뛰었다.

‘뮤 오리진2’는 지난 2015년 4월 28일 발매된 전작 ‘뮤 오리진’의 후속작이다. 사실상 웹젠은 3년만에 신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 셈이다. ‘뮤 오리진2’는 전작의 명성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다. ‘뮤 오리진’은 매출 상위권에 3년간 이름을 올리다가 현재는 70위권으로 내려간 상태다. 시판 후 ‘뮤 오리진2’의 인터넷 카페에는 7만 명 가량 회원이 몰렸고, 10만 건 이상 게임 다운로드도 달성했다. 시간 차를 두고 ‘뮤 오리진’에서 ‘뮤오리진2’로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웹젠은 ‘뮤 오리진2’의 주요 콘텐츠 업데이트가 마무리되면, 3년 넘게 매출 상위권에서 인기를 얻어온 전작과 마찬가지로 ‘뮤오리진2’도 장기 흥행게임으로 안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회원을 확대하면서 국내에 원작 ‘뮤’(MU) IP(원천 콘텐츠)의 저력을 확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웹젠은 게임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즐길지 아니면 그만둘지 여부를 결정하는 ‘마의 1부 능선’인 서비스 2주차를 눈앞에 두고 ‘경매장’ 등 대규모로 콘텐츠를 보강한다. 모바일 MMORPG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불리는 ‘경매장’은 실제 ‘뮤 오리진2’ 회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요소로 꼽혔다. 특히 이르면 이달 중 ‘어비스’ 서버 등 차별화되는 콘텐츠들을 별도로 보충할 계획이다. ‘어비스’는 모바일 MMORPG 장르로는 처음 시도되는 ‘크로스 월드’(Cross World, 다중세계) 개념의 공간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자 각자 원래 활동하던 서버를 벗어나 모두가 모이는 독립된 서버 ‘어비스’를 왕복하면서 다른 서버 사용자들과 협력하거나 대결하는 콘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다. ‘뮤 오리진2’를 체험한 이들은 콘텐츠 간의 끊임없는 순환구조와 서버 안정성, UI(사용자환경) 등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호응을 보내고 있다. 웹젠 측은 “어비스는 모바일 MMORPG의 기술과 서비스 범위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뮤 오리진2’를 ‘MMORPG 2.0’으로 표방한 이유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액스’와 ‘야생의 땅: 듀랑고’ 등 차세대 MMORPG로 진용을 꾸렸으나 2% 부족한 결과를 얻은 넥슨은 차기작 ‘카이저’에 기대가 남다르다. ‘카이저’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2’ 제작에 깊숙이 참여했던 채기병 PD를 중심으로 70여명이 3년간 10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이런 연유로 시장에 정보가 알려지자마자 ‘리니지M’을 겨냥했다는 수식어를 달았다. 제작사인 패스파인더에이트의 채기병 PD는 “일부분은 ‘리니지M’과 겹칠 수 있으나 목표 대상으로 잡고 개발하지는 않았다”며 즉답은 피하고 있으나, 배급사인 넥슨은 내심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넥슨은 ‘R등급’ 게임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주요 공략 대상으로 3040세대를 회자시켰다. 범위를 제한하다는 뜻을 지닌 영문 restrict에서 따온 R등급은 18세 이상 성인만 이용할 수 있는 게임에 붙는다. 넥슨은 개인 간 아이템 거래 기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용자 층이 30∼40대가 가장 두터운 ‘리니지M’도 매출의 상당 부분이 아이템 거래에 기인하고 있다. 여기에 법적 규제를 피하기 위해 ‘카이저’는 ‘리니지M’처럼 12세 이용가능 버전을 별도로 내놨다. ‘카이저’의 골격이 ‘리니지M’과 매우 흡사한 것이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본연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핵심이 바로 ‘시장 경제’라는 판단에 따라 ‘1대 1 거래’를 도입하는 등 성인 이용자를 주 대상으로 삼았다”며 “노력과 능력의 인정에 따른 격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30대와 40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