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아의 연예It수다] 유해진의 고군분투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어벤져스’를 보내나 했더니 이번엔 ‘데드풀2’다. 칸 영화제 덕분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버닝도’ 있다. 영화 ‘레슬러’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좌석 싸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유해진이 자리잡고 있다.

유해진 주연의 영화 ‘레슬러’(김대웅 감독)가 개봉 14일 만에 관객수 74만 명을 돌파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개봉한 이 영화의 총제작비는 72억 원, 손익분기점은 180만 명. 지금 속도라면 손익분기점 돌파 여부는 미지수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유해진의 ‘흥행 불패’ 마법과 영화에 대한 입소문도 이번엔 주춤하다.

유해진은 지난해 ‘공조’에 이어 ‘택시운전사’ ‘1987’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 소식을 알렸다. 2017년 극장가는 유해진이 열고 닫았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을 정도.

일단 ‘공조’는 781만명, ‘택시운전사’는 1218만명, ‘1987’은 72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택시운전사’ 천만 관객 돌파 소식은 그에게 더욱 특별했다. 앞서 ‘베테랑’ ‘왕의 남자’로 두 번이나 천만 관객의 선택을 받은 그에게 세 번째 천만 영화라는 영광이 주어졌기 때문.

그렇기에 개봉 전부터 ‘유해진의 영화’로 불린 ‘레슬러’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컸다. 그의 흥행 불패 신화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시각의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에서 프로 살림러로 변신한지 20년, 살림 9단 아들 바보 귀보(유해진) 씨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시놉시스만 봐도 유해진 특유의 친근함을 앞세운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에겐 더 어려운 영화다. 언론과 대중의 높디 높은 기대치를 맞춰야한다.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그 ‘친근함’에 신선함 한 스푼이 필요하다.

유해진도 이를 모를리 없다. 스스로도 “관객들이 충분히 피로도를 느끼실 수도 있다”며 부담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현장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유해진은 매 장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임하려 노력했다고.

대사, 동작, 소품까지 유해진의 아이디어는 현실이 됐다. ‘레슬러’의 촬영 현장은 그래야 했다. 조금이라도 달라야 높아진 관객의 눈을 잡을 수 있었다.

먼저 귀보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에서 회원들에게 열성적으로 에어로빅을 가르치는 장면. 유해진은 ‘트레이닝복을 입은 귀보가 코치를 해주고 있다’는 시나리오의 한 줄 지문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현장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함께 만든 아이디어가 더해져 ‘레슬러’의 유쾌한 명장면으로 완성된 것.

이어 귀보가 정육점에서 가격을 흥정하는 장면에서는 혼잣말로 그램 수와 가격을 비교하며 중얼거리는 대사와 동작은 그의 재치가 엿보이는 장면이다.

또 아들 성웅(김민재)에게는 따뜻한 밥을 주고 자신은 찬 밥을 먹는 귀보가 실수로 떨어트린 밥그릇을 줍는 장면은 미리 소품에 밥풀을 붙여 놓는 유해진의 아이디어로 더욱 실감 나게 완성됐다. 하나라도 더 아끼려는 귀보의 살림 9단다운 면모를 느끼게 한다.

뿐만 아니라 짧은 헤어스타일부터 복장까지 돌연 180도 달라진 외모로 나타난 엉뚱한 가영(이성경)을 당황하게 만드는 대사도 그의 실제 아이디어다. “너 지금 설국열차 같아 그 틸다 그 아줌마처럼”이라며 무심한 듯 던지는 말로 빵 터지는 웃음을 유발한다.

모든 노력이 수치로 나타나진 않는다. ‘레슬러’도 그렇다. 한 판 뒤집기나 역전극은 없다. 하지만 유해진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여전히 파란불이다. 국내 극장가를 점령한 할리우드 거대 공룡과의 싸움에선 졌지만 유해진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만났다. 유해진의 고군분투에 박수가 이어지는 이유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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