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장현수-김민재… 신태용 감독의 선택 '변화 or 결단'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장현수(27·FC도쿄)-김민재(22·전북현대) 체제로 밀고 나갈 것인가. 아니면 다시 실험을 통한 변화를 시도할 것인가.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 펼쳐지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마지막 A매치를 치른다. 지난 24일 영국에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1-2 패)을 치른 대표팀은 28일 새벽 3시45분 폴란드 호주프의 실롱스키 스타디온에서 FIFA랭킹 6위의 강호 폴란드와 격돌한다.

이날 경기는 대표팀 수비진을 다시 한번 점검할 좋은 기회이다. 최근 A매치 3경기(1무2패) 연속 무득점에 그친 폴란드는 세계적인 공격수로 평가받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를 출격을 예고하는 등 공격 중심의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이번 마지막 A매치데이 평가전을 통해 수비진을 포함한 베스트 11의 윤곽을 잡아야 한다. 그리고 5월과 6월 4차례 공식·비공식 연습경기를 통해 마지막 점검에 나선 뒤 월드컵 본선 무대에 뛰어들 예정이다.

하지만 가장 큰 걱정거리는 수비진의 윤곽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애초 신 감독은 전술 소화 능력이 뛰어난 장현수와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패스 길목 차단 능력이 좋은 신예 김민재를 중앙 수비수로 낙점했다. 그러나 북아일랜드전에서 장현수와 김민재는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신태용 페르소나’ 장현수는 수비진을 조율할 최고의 수비수로, 어느 위치에서도 감독의 전술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에 수비진 한국 최고의 컨트롤 타워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단점은 경기마다 1~2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이 실수가 곧 실점으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북아일랜드전에서도 경기 종료 직전 상대 공격수와 몸싸움에서 밀리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민재는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축구의 미래이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핀치 상황에서 침착성이 떨어지고, 경기 전체 흐름을 읽는 노련함이 부족하다. 이 문제점은 북아일랜드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선수는 없지만,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은 완벽을 추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김민재의 성장을 느긋하게 기다려줄 수 없다.

이 치명적인 단점은 신태용호 팀 전체의 불안 요소이다. 수비가 안정감을 찾지 못하면, 신 감독이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구성한 ‘선 수비 후 역습’ 시나리오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그만큼 수비진 안정화가 필요하다.

이제 신 감독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불안요소를 감수하고서도 ‘장현수-김민재 카드’를 밀고 나설 것인지, 아니면 다시 새 얼굴을 실험해 새 조합을 구성하는데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장단점은 있다. 장현수-김민재는 각각 맡은 역할에 따라 대체할 자원이 부족하다. 수비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비수에는 홍정호(전북)가 있지만, 아직 100% 정상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김민재가 맡은 압박과 차단 역할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윤영선(상주)이 있지만,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수비진 운용에 밤낮으로 고민하는 신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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