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날씨가 문제야" 하늘만 바라보는 KBO리그 감독들

[스포츠월드=사직 이지은 기자] “날씨가 문제야.”

롯데와 LG는 지난 13일 사직구장에서 2018시즌 시범경기 첫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야구장이 위치한 부산 동래구 사직동의 날씨는 맑음. 하루 새에 기온이 16도까지 올라가며 반소매를 입은 관중들이 속속 눈에 띌 정도였다. 2차 스프링캠프를 일본에서 치르고 돌아온 양 팀 선수들도 “오키나와보다 날씨가 더 좋다”라고 말할 정도의 완연한 봄 날씨였다.

그러나 사령탑들의 속사정은 달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원우 롯데 감독은 청명한 하늘에 대고 “날씨가 관건이다”라는 코멘트를 내놨다. 물론 비단 오늘에 그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경기 수가 적어서 아무래도 불안하다. 몇 경기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날씨가 좋다가도 반짝 추워지기 시작하지 않나. 기온이 떨어지면 부상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라는 진단에서 비롯된 우려다.

류중일 LG 감독 역시 따사로운 햇살을 내리쬐다가 느닷없이 비 이야기를 꺼냈다. 모레(15일) 예정된 강우 소식 때문. 13일 오후 1시 현재 기상청은 전국에 1~5mm 정도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해놓은 상태다. “내일모레 마산에서 NC와 경기가 예정돼 있는데, 딱 12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더라. 선발 투수들을 점검해봐야 하는데 걱정이다”라던 류 감독의 얼굴은 수심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이내 “다른 팀도 다 똑같은 입장이니 어쩔 수 없지 않나”라며 애써 표정을 풀었다.

이번 시범경기는 각 팀이 9일 동안 8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 있다. 시즌 도중 치러지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예년보다 개막이 빨라졌고, 이 일정을 맞추기 위해 보통 2주 동안 잡혀있던 시범경기 일정은 자연스레 축소됐다. 그러나 사령탑들은 이 시기에 정규 시즌 전력의 마지막 열쇠를 맞추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단 한 경기라도 줄어든다면 아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감독들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졌다. 조 감독은 “구원 투수들도 한 번씩 다 쓰고, 외야수들도 다 내보내겠다”라면서도 “포수와 3루수를 위주로 보겠다”라고 시범경기 점검 포인트를 명확히 했다. “이제까지 LG의 약점이라고 들어왔던 부분들을 다 봐야 한다”라던 류 감독 역시 “내가 구상했던 주전 9명의 경기 감각이 올라오는 게 급선무”라고 힘을 실었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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