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찬 감독의 소회…“내가 경험이 부족했다”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너무 아쉽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의 한 시즌 소회는 어떨까. 권순찬 감독은 “아쉽다”는 말만 수 차례 반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권순찬 감독은 야심 차게 시즌을 맞이했다. KB손해보험은 오프시즌 간판스타 김요한을 트레이드하고, 연고지를 경상북도 구미에서 경기도 북부 의정부로 이전하는 등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내부승격으로 지휘봉을 잡은 권순찬 감독도 그 일환이었다. 그리고 권순찬 감독은 선수들의 패배의식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고 이른바 ‘상남자’ 배구로 불리는 언제나 강서브를 주문하며 KB손해보험 만의 팀컬러를 구축했다.

하지만 봄배구에는 실패했다. 3∼4위간 승점차가 3 이내일 경우 치러지는 단판 준플레이오프를 노렸지만 끝내 무산됐고 이제 14일 정규시즌 우승팀 현대캐피탈과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2017∼2018시즌을 마무리한다.

권순찬 감독은 “코치 때와는 정말 차이가 많이 나더라. 나도 처음이라서 경험이 부족했다. 좀 더 노련했으면 그때그때 상황에 대처했을 텐데 아쉽다”며 “이번에 많은 경험을 했다”고 되돌아봤다.

냉정한 전력의 아쉬움도 있었다. 아무리 패기를 주문해도 프로의 세계, 어느 정도의 전력격차가 있다면 극복하기 어렵다. 그 중 KB손해보험은 서브리시브와 블로킹에서 아무래도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다. 권 감독은 이 점을 지적하면서 “서브는 변화를 주문해 잘 들어갔지만 다른 부분은 보완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에 각인된 단 한경기도 있다. 2월23일 삼성화재전이다. 그 아쉬움이 컸을까. 권 감독은 당시를 언급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때 승리했다면 KB손해보험은 2위 삼성화재를 3위로 끌어내리며 승점차를 단 3점까지 좁힐 수 있었다. 한 시즌을 관통하는 분기점이었다. 하지만 당시 외인주포 알렉스가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 전까지 체한 줄만 알았는데 복통이 심해졌고 1세트 중반 교체됐다. 검진 결과 장염이었다. KB손해보험은 국내선수로만 상대해 셧아웃으로 완패했다. 권 감독은 “선수들의 몸상태를 관리 못한 것도 결국 내 책임”이라고 자신의 잘못으로 돌렸다.

개막 전 권 감독은 “봄배구에만 나서면 일을 낼 것 같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래서 그의 한숨은 더욱 진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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