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누구에게나 봄날은 온다

여름에는 더위가 힘들게 하고 겨울에는 추위가 온몸을 괴롭힌다. 겨울이 괴로운 것은 무엇보다 추위 때문이다. 강추위 없이 겨울이 지나가면 편안하게 한 계절을 지나는 게 고마울 정도이다. 강추위 속을 종종 거리며 쫓기듯 걷다 보니 고전으로 불리는 사기열전 속 인물들이 불현 듯 떠올랐다.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열전은 수많은 사람들의 천태만상 다양한 삶을 보여주는 고전 명작이다. 저자인 사마천부터 고난의 시간을 견디며 역사에 빛나는 저작을 남겼다. 전한시대 역사가인 사마천은 황제의 노여움을 사서 남자로서 치욕적인 궁형(宮刑)을 받는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사기열전이라는 명작을 완성한다.

사기열전 속에 나오는 인물들도 고난을 겪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백이와 숙제는 서로 왕위를 양보하는 선의와 선행으로 세상을 살았지만 결국 굶어죽고 만다. 왕자로 태어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셈이다. 항우를 이기고 한나라를 세운 유방의 휘하에 있던 장군 한신은 세상에 널리 퍼진 고사성어를 삶으로 남겼다. 한신은 전투를 치르며 큰 공을 세웠다. 유방의 신임도 대단했다. 그러나 한나라를 세운 유방은 자기의 권좌에 위협이 될까 두려워 한신을 제거한다.

이에 한신은 토사구팽(兎死狗烹), 즉 토끼가 잡히고 나면 충실했던 사냥개도 쓸모가 없어져 잡아먹는다는 뜻을 외치며 한탄한다. 사는 게 험하다는 말을 흔히 하는데 사기열전을 보면 그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삶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사기열전의 인물들은 역사 속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편안하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사는 건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좋은 직장에 취업을 원하지만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게 현실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오랫동안 일하고 싶어 하지만 중년의 나이에 밀려나는 경우가 숱하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그것도 현실은 다르다. 곳곳에서 싸움을 벌이다 이혼하는 부부가 많다. 사는 건 힘들고 고통스럽다. 파란만장 하다는 말은 특별한 인생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결코 쉬운 인생은 없다는 것이 사기열전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런 순간순간들이 인생에서의 겨울에 해당할 것이다. 어느 인생이나 고난의 시기를 만나는 법이다. 괴로움이나 힘겨움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돈이 많든 적든 지식이 대단하든 배운 게 없든 삶에서 만나는 고통의 양은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가난하다고 생각처럼 불행한 것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어느 삶이든 희로애락이 있고 고난이 있다. 인생의 겨울을 만날 때는 추위를 견디듯 견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달리 특별한 방법이 없으니 견디어 보는 것이다. 힘겨움을 껴안고 묵묵히 살아가다 보면 겨울은 어느새 지나간다. 힘겨운 일이 있을 때 가끔은 사기열전을 꺼내 읽어보면 큰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인물의 모습에 새삼 탄복할 때가 있다. 내가 만난 고난쯤이야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시간이 지나면 겨울과 추위가 가듯 인생의 겨울도 언젠가는 지나간다. 누구나의 인생이든 꽃피는 봄날은 아니라 해도 최소한 따뜻한 봄날은 온다. ★김상회의 풍경소리(02-533-8877)에서는 부산 및 지방 애독자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진행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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