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아의 연예It수다] 2018 우량주…병헌의 무서운 성장세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병헌이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보인다. 완벽히 배우로 태어났다. 무대에 대한 집중력도 연기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도. 그 어떤 베테랑 배우에 견줘 보아도 뒤지지 않는다.

말간 민낯과 말쑥해진 옷차림. 그렇게 대중 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녹아들었다. 그가 아이돌로 활동한 경력이 있단 사실도 잊을 정도다.

배우 병헌의 성장세가 무섭다. 병헌은 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여름, 동물원’은 1988년, 고 김광석과 그룹 동물원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국내 최고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 대한민국의 포크음악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음악에 대한 견해가 달랐던 친구들이 점차 각자의 음악 인생을 펼쳐가는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구성했다. 기존의 주크박스 뮤지컬과 차별화된 탄탄한 스토리가 강점. 덕분에 중장년 관객은 물론이고 1020 세대까지 꽉 잡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혜화동’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널 사랑하겠어’ ‘사랑했지만’ ‘변해가네’ ‘거리에서’ ‘잊혀지는 것’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등 제목만 들어도 절로 전주를 흥얼거리는 명곡들이다. 1980, 90년대 대한민국을 열광시키고 현재까지도 많은 뮤지션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히 리메이크 되고 있는 고 김광석과 그룹 동물원의 주옥 같은 명곡들이 100% 라이브로 펼쳐진다. 악기 연주까지 말이다.

병헌은 이번 작품에서 드럼을 맡고 있는 경찬 역을 맡았다. 그리고 모든 곡을 직접 연주했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혹자는 그 짧은 시간에 완벽한 연주를 선보일 수 있겠냐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병헌은 근성과 오기로 똘똘 뭉쳐 결국 해냈다. 초를 쪼개는 스케줄 속에서도 잠을 줄여가며 손가락에 물집이 터져가며 드럼 스틱을 잡았다.

함께 출연하는 홍경민 이세준 윤희석 최승열 조복래 등 선배들의 나이는 30대에서 40대. 26세인 그가 과연 선배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이 역시 해냈다. 한 공연 관계자는 “병헌이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에 선배들이 입을 모아 칭찬한다. 배우려는 자세가 되어 있는 배우다.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알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무대 위에 오른 병헌은 다른 배우들과 나이차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말투, 걸음걸이 등 사소한 습관까지 선배들 틈에서 ‘튀지 않게’ 이들을 받쳐주고 끌어준다. 놀라운 성장세다.

그리고 차기작은 사극이다. 병헌은 연극 ‘여도’에서 단종 역으로 출연을 결정하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

‘여도’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세조, 이성, 단종 등 여러 인물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단종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사극 스릴러로 연극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병헌이 연기하는 단종은 조선 6대 임금이자 세조의 조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사극은 처음이지만 두렵진 않다. 무대에서 만난 든든한 선배들도 생겼고 ‘배우 병헌’의 연기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도 늘어나고 있다.

배우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다던 그에게 겉멋은 중요치 않았다. 기본기부터 충실히 다지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연극 ‘공장장 봉작가’에 무보수로 임한 것을 시작으로 국민연극 ‘라이어’ 20주년 기념 특별 공연 ‘스페셜 라이어’,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매 작품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준다.

병헌은 분명 2018년 우량주다. 실력, 인성,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는 외모 등 이제 막 발을 떼는 배우에게 필요한 모든 덕목을 갖췄다. 이제 남은 건 좋은 배우가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게 지켜보는 것 뿐. 병헌의 날개짓이 힘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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