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리바운드 28-42 열세 '극복'… 우리은행 '진짜 힘'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공격 리바운드에서 7-21로 열세였다. 전체 리바운드에서도 28-42로 밀렸다. 골밑을 상대에 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경기 중 20점 차 이상 앞서나갔고, 7점 차 승리를 거뒀다.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고 했는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도대체 어떤 이유일까. 여기에 여자프로농구 ‘최강’ 우리은행의 진짜 힘이 숨겨있다.

우리은행은 12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치른 삼성생명과의 ‘2017~2018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4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 속에 62-55(22-8 17-8 10-17 13-22)로 승리했다. 팀 최다인 14점을 기록한 김정은을 필두로 박혜진(13점·4도움) 임영희(11점) 어천와(10점)가 공격을 풀어갔다. 이날 승리로 17승4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2위 KB국민은행(15승5패)과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리며 선두를 유지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9승14패를 기록, 공동 3위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이날 경기는 우리은행의 원사이드 경기였다. 베스트 멤버가 모두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승부는 이미 1쿼터에 갈렸다. 우리은행은 무려 22점을 쏟아붓는 동안 실점을 단 8점으로 막았다. 2쿼터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생명은 1, 2쿼터 각각 8득점에 그쳤다.

우리은행이 삼성생명을 경기력에서 압도한 것은 아니었다. 삼성생명은 선수단 컨디션 난조로 스스로 무너졌다. 삼성생명은 이날 3점슛 15개를 시도해 단 1개만 림을 통과했다. 2점슛 역시 49개를 시도해 20만 성공했다. 3점슛 성공률이 6.7%였고, 2점슛은 40%대였다. 자유투 역시 22개를 시도했지만, 12개만 성공했다.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모든 루트의 성공률이 50%를 넘지 못한 상황에서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3쿼터 막판 20점 차 이상 벌어졌던 격차를 조금씩 줄이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토마스를 앞세워 4쿼터 9점 차까지 쫓아갔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를 21개나 걷어 올렸다. 삼성생명은 이날 공격-수비 리바운드를 각각 21개씩 잡아내며 총 42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공격 리바운드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추격도 거기까지였다. 삼성생명은 토마스가 5반칙 퇴장당하면서, 다시 한번 스스로 무너졌다.

여기에 우리은행의 강점이 그대로 녹아있다. 우리은행은 점수 차가 20점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도 상대를 타이트하게 압박했고, 고도의 공격 집중력을 선보였다. 물론 실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흔들렸고 이내 추격을 허용하긴 했지만, 다시 중심을 잡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보통 20점 차의 격차가 한 자릿수 안으로 좁혀지면, 선수단은 흐름을 잃어버리고 자신감을 잃는다. 이에 시간을 끌고 피해 다니다가 스스로 무너지게 마련이다. 코트에서 드라마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달랐다.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우리은행은 이날 자유투 9개를 시도해 9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2점슛 정확률도 마찬가지다. 팀을 통틀어 42개를 시도해 22개를 성공시켜 50%를 간신히 넘겼다. 이 기록은 그리 특이해 보이지 않지만, 세부적인 면면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날 김정은은 7개를 시도해 5개를 꽂았고, 박혜진은 6개를 시도해 5개를 성공시켰다. 팀의 에이스가 모두 원샷월킬에 가까운 정확도를 선보였다. 이것이 바로 에이스의 ‘집중력과 냉정함’이다. 어천와와 윌리엄스가 각각 9개씩 시도 4개와 3개를 성공시키며 팀 전체 야투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국내 핵심 선수의 야투율은 하늘을 찔렀기 때문에 상대 거센 추격에도 냉정함을 찾을 수 있었다.

리바운드 기록은 더욱 인상적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공격 리바운드 7-21로 절대적인 열세에 있었고, 전체 리바운드에서도 28-42로 크게 밀렸다. 사실 공격 리바운드 1개는 2실점과 같다. 성공률 50%로 계산하더라도 21개 중 10개만 득점으로 연결했어도 20실점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공격 리바운드를 뺏긴 후에도 악착같은 수비의 집중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추구하는 구단 운영과 맥을 함께 한다. 20점 차로 앞서고 있어도 한순간 방심에 호통이 떨어진다. 선수단은 “졌을 때보다 이겼을 때 더 혼난다”고 한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이다. 감독이 이와 같은 농구를 추구한다고 해서 모두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선수단이 이를 받아드리고, 코트에서 이행해야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에이스 박혜진-임영희를 필두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로 둥지를 튼 김정은까지 위 감독의 주문을 행동으로 이해하고 선보인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 우리은행이 왕조를 구축하고, 시즌마다 위기라는 하소연 속에서도 여전히 최정상을 달리는 이유이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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