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에서 가시밭길로' KIA,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꽃길에서 가시밭길로’ KIA, 그래도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말 그대로 ‘역대급’ 1위 전쟁이다. 본격적인 잔여 일정이 시작된 지난주 KIA와 두산의 행보는 극과 극이었다. KIA는 시즌 마지막 ‘단군매치’에서 패한 것을 비롯해 5경기에서 1승4패로 고개를 숙였다. 반면 두산은 4경기 전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결국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KIA가 굳건히 지켜왔던 ‘왕좌’를 두산과 양분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승률마저 같다. 25일 현재 KIA(82승1무55패)와 두산(82승3무55패)은 승률 0.599를 나란히 기록 중이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다. 전반기 KIA는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당시 2위였던 NC와 8경기 앞서 있었으며, 5위 두산과는 무려 13경기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후반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산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후반기 두산은 58경기에서 40승2무16패(승률 0.714)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올리며 KIA를 압박했다. 그리고 결국 개막전 이후 177일 만에 두산은 선두 자리에 자신들의 이름을 올려 두었다.

만약 이대로 우승 트로피를 두산에게 넘긴다면 KIA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자존심에 금이 가는 것은 둘째고, 각종 불명예스러운 ‘최초’ 기록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역대 KBO리그에서 전반기 13경기 차이가 뒤집힌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껏 80승은 정규리그 챔피언을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나 다름없었다. 역대 80승에 선착한 14팀 모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를 깨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은 일이다.

KIA에겐 아직 6경기가 남아 있다. 여전히 KIA 스스로 매직넘버를 지울 기회는 살아있다는 의미다. 이제부터 KIA는 ‘전승’을 목표로 가야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경기가 띄엄띄엄 있기 때문에 1~3선발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두산의 기세가 좋다는 점 그리고 두산이 무승부를 많이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KIA에게 불리한 요소다. 앞으로 만나게 될 상대들도 LG, 한화, kt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어렵다’와 ‘불가능하다’는 다르지 않은가. 100만 넘게 경기장을 찾아와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KIA의 대권도전은 이대로 끝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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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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