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풍경소리] 궁합은 왜 보는걸까

얼굴이 깔끔하고 이지적으로 생긴 젊은 남자가 상담을 청했다. 직업은 변호사. 얼굴에서도 영민함이 그대로 드러나고 나이는 젊지만 어떤 일을 맡겨도 믿음이 갈 것 같은 듬직함이 돋보였다. 상담을 청한 것은 결혼문제 때문이었다. 결혼을 하고 싶은 여자가 있는데 궁합이 궁금했던 것이다. 여자는 한 살 차이나는 디자이너 전문가. 남자는 법률가이고 여자도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으니 잘 어울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궁합을 보고 나니 안타깝게도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마음에 걸리는 것은 여자의 생일에 있는 칠살(七殺)이었다. 사주로 보았을 때 여자는 나이 차이가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격이 급하고 굽히기를 싫어하며 자존심이 무척이나 세다. 결혼을 하고 난 이후에 전업주부보다는 사회생활을 계속하려 할 것이다. 남자는 유순한 사람이어서 성격적으로 어울리지 않았다. 결혼한 뒤에는 아내가 집에서 내조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여자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불화가 생길 게 분명한 궁합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남자는 표정이 어두워져 돌아갔다. 당장 기분이야 좋지 않을것이다.

결혼을 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궁합을 궁금해 한다. 일부에서는 요즘 같은 최첨단 시대에 누가 궁합을 보느냐고 하지만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이다. 말 그대로 최첨단의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도 궁합을 보는 자리에 빠지지 않는다. 중증 질환을 고치는 초현대적 의료기술을 보유한 의사도 궁합을 보러 온다. 기업을 경영하고 자식에게 사업을 물려줘야 하는 사업가는 어떤 사람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가문의 흥망성쇠가 달라진다. 그렇기에 특별할 정도로 자식들의 혼사에서 궁합에 신경을 기울인다.

이렇게 누구나 궁금해 하는 궁합에서 주의해야 하는 것들은 무얼까. 어떤 궁합이 좋은 궁합인지 간단히 알아보자. 좋은 궁합이 되려면 일단은 합생(合生)을 이루어야 한다. 합생은 음과 양의 결합을 말한다. 합하여 생하는 것이니 합생이 이루어져야 좋다. 궁합이 좋으려면 충형살(沖刑殺)이 없어야 하고 태어난 월의 월지(月支)가 서로 좋아야 한다. 충형살은 쌍방이 충돌하고 때려 맞으며 형벌을 받는 것처럼 흉한 살이다. 이런 살이 있으면 당연히 궁합이 좋을 리가 없다. 월지가 서로 원진관계에 있어도 결혼을 피해야 한다. 사주에 천덕귀인이나 월덕귀인이 있으면 결혼생활이 순탄하다. 천덕귀인과 월덕귀인은 나를 도와주는 귀인의 명칭이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난다. 복은 생겨나고 흉한 일은 줄어드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런 상이 있으면 부부가 서로 도우며 힘든 고비도 잘 헤쳐 나간다. 큰 운세의 줄기를 이루는 대운(大運)과 일 년 운세를 좌우하는 유년(流年)에서 도와주고 창성하게 하는 오행이면 아주 좋은 궁합에 속한다. 서로에게 부족한 오행을 채워주고 태과한 오행의 기운을 극해주는 작용을 하면 조화로운 생활을 꾸려가게 된다. 결혼식 주례를 서는 분들은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 그만큼 오랜 동안 평생을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 결혼이다. 당연히 멀리 봐야 하고 당연히 세세하게 모든 부분을 짚어봐야 한다.

결혼생활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것은 믿음과 사랑이다. 그러나 믿음과 사랑이 항상 생겨나지는 않는다. 사람의 삶은 숱한 난관을 겪기 마련이다. 살면서 그런 위기가 왔을 때 과연 이겨낼 수 있는지 서로에게 그런 조화로움이 충분히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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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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