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청춘 in 전주] 이승우 진짜 가치 '셀프 컨트롤'에 있다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경기 시작 5분 만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어깨를 들썩였다. ‘오버워크(Overwork)’였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 그것도 3만7500명의 응원을 한 몸에 받았으니 긴장할 법도 했다. 초반 페이스 조절 실패였다. 그런데 차근차근 호흡을 가다듬고, 움직임을 조절했다. 자기 플레이를 서서히 찾아간 그는 전반 20분이 지나면서 날렵한 본연의 강점을 되살렸다. 그리고 16분 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조별리그 첫 승을 이끄는 결승골을 작렬했다.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승우(19·FC바르셀로나 후베닐A)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20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기니와의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36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트린 이승우(1골·1도움)의 활약을 앞세워 3-0으로 대승했다. 승점 3(1승·골득실 +3)을 챙긴 신태용호는 잉글랜드와 승점·골득실 동률 공동 1위에 오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16강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사실 신태용호는 경기 초반 측면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기니의 기세에 눌렸다. 측면 공격수 이승우도 수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고, 에이스로 주목받은 덕분에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대표팀 공격 핵심인 이승우가 주저앉으면서 팀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태용호의 위기였다.

경기 후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신 감독은 경기 초반 탐색전을 위해 수비 집중을 지시했고, 전반 15분이 지나면서 전방 압박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이승우가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로 전환한 시기와 일치했다. 영리한 이승우는 호흡을 가다듬고 움직임을 조절하면서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신태용호의 강점인 패스 플레이를 주도한 그는 조영욱, 백승호와 함께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기니 문전을 위협했고, 결국 전반 36분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포를 터트렸다.

이후 행보가 더 빛났다.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공간을 파고들었다. 초반 반짝했던 기니가 맥없이 무너진 이유 중 하나였다. 신 감독은 “스스로 자기 경기를 만들어갈 줄 아는 선수”라며 “오버워크로 다리 경련까지 왔지만, 자기 플레이를 해줬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희생까지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디알로 기니 감독 역시 “공격진영에서 장악력이 대단한 선수”라고 인정했다.

드리블 돌파와 골 결정력은 설명이 필요없는 그의 강점이다. 그리고 그 강점을 기니전에서 후회 없이 발휘했다. 여기에 자기 컨트롤과 희생으로 그의 활약을 더 빛나게 했다. 그는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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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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