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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의 눈
[황현희의 눈] ‘손흥민’이란 즐거움
그동안 한참을 잊고 지낸 즐거움이 있다. 주말 자정을 넘기면 항상 채널을 맞추고 있었던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축구중계 채널이 그것이다. 한참을 못 즐기던 이 일을 요즘 가장 큰 즐거움으로 포장해 선물을 해주고 있는 선수가 있으니 바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 토트넘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이다. 사실 이 즐거움을 열어준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트에서 전설적인 활약을 해준 박지성 선수가 원조라 할 수 있겠다. 이 바통을 이어받은 요즘 손 선수의 활약은 단순히 기록만을 따져봐도 놀랍다. 14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서 열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도르트문트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2분 선제 결승골을 기록했다. 아시안컵 복귀 이후 4경기 연속골을 이어가며 시즌 기록을 16골 8도움으로 늘렸다. 국가대표로 아시안컵에 소환한 것을 미안하게 만들어 버렸다. 영국에서 가장 큰 매체로 손꼽히는 ‘BBC’에서 지난 16일(한국시간) 뉴스라운드 코너를 통해 “해리 케인, 델레 알리가 장기 부상으로 이탈하자 모든 전문가와 팬은 토트넘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졌다. 하지만 그때 ‘쏘니’가 나타났다”며 손흥민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토트넘은 핵심 선수 2명이 빠졌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두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 여러 번의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손흥민을 지금 이 순간 축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선정하며 “손흥민 이전에 유럽 축구에서 성공한 아시아 축구 선수들은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손흥민같이 톱클래스 수준의 선수는 아니었다”라고까지 이야기가 나왔다. 여기에 덧붙여 손흥민 이전 EPL 무대에서 가장 성공한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박지성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BBC는 “박지성도 맨유에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손흥민처럼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거론될 수준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말할 정도이니 그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사실 축구팬들에 따라 큰 논란거리가 되는 말이긴 하지만 팬들의 생각에 따라 갈릴 수는 있을 말인 듯하다. 이어서 “모든 팬은 손흥민의 미소를 사랑한다. 축구 해설자 티에리 앙리가 인터뷰 중 물어볼 정도로 그는 미소를 잃지 않는다. 그는 경기가 불리할 때도 미소를 보인다. 항상 웃는 손흥민은 동료 선수와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 후 인터뷰를 항상 겸손한 자세와 웃는 모습으로 일관해주는 손 선수를 칭찬했다. 요즘 주말은 ‘손흥민 골장면+하이라이트+유튜브 해외반응+현지해설=하루일과’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손흥민 선수가 국민들에게 주는 즐거움이 커지고 있는듯하다. 손 선수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특급선수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의 즐거움도 현재진행형인 이 선수를 더 많이 응원해야겠다. 개그맨 황현희
'극한직업'의 천만 돌파가 특별한 이유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이 6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천만 고지를 달성했다. 이로써 ‘극한직업’은 역대 한국영화 16번째 천만 영화이자 역대 코미디 영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코미디 영화가 천만을 넘는다는 것이 두 번째인 것에서 보듯이 그리고 6년 만이라는 단어에서 보듯이 극히 드문 일이었기에 더욱더 의미 있는 관객 스코어가 아닌가 싶다. 코미디를 했었던 사람으로서 요즘같이 웃음에 대한 프로불편러들의 감시와 평가 그리고 소재의 제한이 심한 시기에 코미디 영화가 천만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고무적인 일이라 평하고 싶고 그동안 놓치고 있던 웃음 포인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극한직업'은 한때 영화 ‘투캅스’ 이후 넘쳐났던 형사 코믹물이 다시 등장한 셈인데 그런 장르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딱 알맞은 작품이다. 조폭보다는 경찰의 관점에서 영화를 끌어가고 있고, 한 명의 배우가 아닌 여럿에게 역할을 분담시켜서 웃음 코드를 나누고 있다. 액션은 화려하고 유머는 많고 내용은 전형적인 권선징악이고 큰 비극이 없어서 보기에도 모자람이 없고, 다소 뻔한 스토리지만 그만큼 안전하고 무난하다. 폭력물이지만 비극적이지 않고, 아주 소위 말하는 빵터지는 유머는 없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가벼운 유머가 영화 내내 등장한다. 다소의 유치함을 감수하면서 말장난이 계속 나오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머와 예기치 않은 엉뚱함, 황당함을 계속 던져주고 있다. 강력한 한 방보다는 계속 이어지는 가벼운 재미가 많은 영화다. 무엇보다도 이병헌 감독 대사의 티키타카는 전작 ‘스물’과 ‘위대한 소원’이라는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너무나도 감각적이고 화려해 평상시에 본인들이 써오던 말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마저 생긴다 예를 들어 "어깨 좀 펴라"라는 지적에는 "나 원래 거북목이야"라고 말하거나 "동생이 주는 사건을 받는 것이 자존심 상하냐"는 비아냥거림에도 "동생으로 생각한 적 없어. 형"이라고 말하는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던질 법한 농담의 꺾기가 인상적이었다. 코미디 영화로서 현재 역대 흥행 기록 1위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류승룡이 주연을 맡은 ‘7번방의 선물’이다. 2013년 1월 23일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1281만143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영화 ‘극한직업’은 천만을 넘어 더 높은 관객 스코어를 깨기 위해 더 전진할 것으로 보인다. ‘극한직업’의 흥행은 여러 가지 면에서 놀랍다. 특히 놀라운 것은 그만큼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제대로 웃길 수만 있어도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웃음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영화 ‘극한직업’이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획을 긋기를 바라며 더욱더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미디 영화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개그맨 황현희
라면의 참맛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 뭐냐고 누군가 나에게 물으면 난 주저 없이 ‘라면’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일주일에 한 번도 안 먹었다면 왠지 오늘은 라면을 먹어야 할 것 같고 티브이에 누군가가 라면 봉지를 뜯어 물을 넣어 보글보글 끓이는 장면만 봐도 침이 꿀꺽 삼켜진다. 술 마신 다음날은 어떠한가? 해장을 위해 뭔가 국물이 당기지만 직접 요리를 하기에는 귀찮고 중국집에 배달해 먹기엔 배달하시는 분께 나의 초췌한 얼굴로 마주치기는 싫고 이때 미리 사놓은 적당한 컵라면이라도 있다면 정말 나라님 부럽지 않다. 해외로 여행을 갈 땐 어떠한가? 가장 먼저 챙기는 1순위는 내 속옷도 세면도구도 아닌 라면이다. 나는 그렇다. 해외에서 현지 음식을 물리도록 먹는다면 늦은 밤에 라면국물 한모금의 간절함이란… 경험해본 사람은 누구든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라면은 남녀노소 돈이 많든 적든 한국에서든 해외에 있건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라면에 주목하고 싶은 이유는 요즘 놀랍게도 다른 업계와는 다르게 라면업계는 1위가 아닌 2위인 ‘진라면’에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라면과 10년 전만해도 20% 넘는 격차를 보였지만 작년에는 겨우 3% 정도의 점유율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선호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진라면이 좋다고 말한 응답자가 5년 새 4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2위에 집중하는 것일까? 단순히 맛의 차이인 것일까? 아마도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기업의 이미지, 2008년 이후 10년 동안 가격을 동결하고 라면 값 인상에 동참하지 않은 점, 놀랍게도 98.84%의 높은 정규직 비율 등 이런 점이 우리가 진라면을 선택하게 만든 배경이 아닐까 싶다. 분명한 것은 맛의 이유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수년간 1위를 달렸던 라면이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수출용 라면 건더기 양과 국내용 라면의 건더기 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을 자취생들의 비애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왜 선택이 다른 라면으로 옮겨 갔는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사람들은 라면이 이젠 뚜렷한 맛의 차이로 선택해 먹는 시대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문화를 선택해 먹는다는 느낌으로 다가와야 할 것이다.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번지수 잘못 찾은 젠더전쟁
“너 정도면 괜찮은 얼굴이야.” 서울에 있는 모 대학에서 한 남학우가 여학우에게 한 말이다. 결국 이 학생은 모든 공식적 활동 참여를 제한하고, 대학 성 평등상담실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도록 요구했다. 사실상 여학생이 있는 공간에 출입을 막으면서 학부 활동을 금지한 조치다. 해당 발언을 성폭력이라고 규정하고 학교생활까지 막는 것은 과하다며 여론이 지배적이자 급하게 학생 운영회가 “섣부른 판단이 초래한 결과”라며 사과했다. 여기서 문제는 일단락됐다 치고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자. 하루에도 몇 수십 번씩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난 외모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 없는데?”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하다못해 하루 대화의 시작을 외모에 대한 평가로 시작한다. “오늘 얼굴 좋아 보이는데”부터 “어제 한잔 했어? 푸석푸석해 보이네” “얼굴 좋아졌는데” “살 빠졌어?” “연예인 누구 닮았다” “어디 아파?”까지. 여기서 조금만 더 들어가 과연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 대화가 가능할지 생각해 보자. “모자 어디서 샀어?” “머리 잘 됐다” “오늘 어디가?” “신발 어디꺼야?” “오늘 화장 잘 먹었네“ ”너 동안이다“ ”안경 잘 어울린다,“ ”너 피부 진짜 하얗다“ ”얼굴 진짜 작네“ ”너 청바지 안어울린다“ 이런 대화까지 얼평 즉 외모평가로 분류할 수 있다. 너무 많아서 다 열거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방송은 어떠한가? 한국을 대표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못친소’라고 해서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라고 제목까지 붙여서 방송한 적이 있었고, 아직까지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섹시하다” “아름답다” “꽃미남” “미소녀”라는 말을 밥 먹듯이 쓰고 있다. 출연자로 배우나 가수가 게스트로 초대된다면 인사말로 “오늘 대한민국 대표 미남미녀 두 분을 모셨습니다”라고 시작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꿀벅지, 초콜릿 복근 등 신조어까지 만들어 퍼트렸었고 요즘에는 듣도 보도 못한 말인 얼굴 천재, 얼굴 깡패라는 말을 친히 자막까지 쳐내서 쓰고 있다. 자,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 범죄이고 어디까지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인 건가? 과연 기준은 있는가? 단순히 이 모든 판단을 사람의 감정에만 맡길 것인가? 어떤 정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아무 생각 없이 인사치레로 한 말들이 불특정 다수를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학교든 회사든 방송이든 모든 곳에서 서로에게 하는 대화가 없어지는 사회가 올 것 같아 삭막하기만 하다. 개그맨 황현희
‘SKY 캐슬’, 이쯤되면 신드롬
상류층이 모여 사는 고급 빌라 단지에서 자식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려는 부모들의 처절한 욕망을 그린 드라마 ‘SKY 캐슬’. 이 드라마는 2% 미만의 첫 방송 시청률로 조용히 시작했지만 입소문을 타며 매회 시청률을 갈아치우더니 15회 방송 때는 16%를 넘겼다. 가히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비지상파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tvN의 ‘도깨비’의 기록(20.5%)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드라마가 인기 드라마의 반열에 올라갔다는 사실이 여기저기에서 발견되고 있다. 인기 드라마로서의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채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이미 16부작에서 4회 연장해 20부작 방영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상 시청률 저조로 조기종영이라는 씁쓸한 기사를 접했을 많은 드라마 덕후들 에게는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유튜버들 사이에서 패러디 성대모사가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 개그맨들의 전유물이었던 패러디 영상이 누구나 쉽게 영상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는 유튜브를 만나면서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터지며 큰 웃음을 선사해 주고 있다. 실제로 모 방송국의 한 성우가 했던 성대모사 영상은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 중에 있다. 다음은 스포일러의 등장이다. 지난 11일 ‘SKY 캐슬’에서는 황우주(찬희)가 김혜나(김보라) 살해 용의자로 체포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러나 방송 직후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SKY 캐슬’ 스포일러와 내용이 일부 일치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포일러라는 게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어찌 보면 그만큼 사람들이 내용을 궁금해한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인기의 척도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가 던져 놓은 사회적인 메시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입시 코디가 정말 존재하는 것이냐?”라는 물음을 여기저기서 날리고 있지만 “없습니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입시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학생부 종합 전형은 획일적이지 않은 선발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입시 코디처럼 정보를 더 많이 가진 일부 사람들과 이들에게 교육받는 극소수의 학생이 생긴다면, 궁극적으로 교육 현장에 불평등을 초래하는 어떻게 보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대비되기 때문에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드라마가 학교의 입시교육과 학생부와 엮이면서 마냥 보고 즐길 수만은 없는 이 드라마가 앞으로 몇 회 남지 않은 분량에서 사회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던져 줄지 기대해 본다.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내로남불의 심리
”내로남불” 얼핏 들으면 사자성어 같은 느낌이 있지만 요즘 언론매체를 비롯해 정치계, 연예계, 기타 등등 여러 곳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말인 듯하다. 기본적인 뜻은 1990년대 정치권에서 만들어져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여 말하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타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중 잣대를 가진 사람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남은 비난하지만 자신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을 뜻하는 언어의 이중성 또는 이중 잣대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누가 이 말을 만들어 냈는지 잘도 만들어 낸 것 같다. 개그맨으로 따지자면 유행어가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꺼낸 이유는 사회 곳곳에서 너무 많이 내로남불이 쓰인다는 점이다. 요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내가 하면 공익제보고 남이 하면 미꾸라지라는 의미로 쓰고, 연예계에서는 내 연애는 사생활 침해고 남의 연애는 알 권리로 치부되고 있으며, 이런 기사의 댓글을 보고 있자면 내가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면 그만’이고 남이 그렇게 하는 것은 나쁜 목적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런 생각을 하고 받아들이는지 좀 찾아보게 됐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로 해석한다. 기본적 귀인 오류란, 내 행동은 상황에서 원인을 찾고 다른 사람의 행동은 성격이나 성향에서 원인을 찾는 경향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내 문제는 상황 탓이고 남 문제는 그 사람 탓이라는 것이다. 친구들과 만나는 상황을 한번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할 것이다. 친구가 약속에 늦으면 ‘맨날 늦는 애’, ‘지각쟁이’라고 못 박아버리지만 내가 약속에 늦으면 ‘차가 막혀서’, 혹은 ‘갑자기 일이 생겨서’라며 변명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로남불의 심리도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바람피우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거고 남이 바람피우면 원래 저런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기가 쉽다는 얘기가 되겠다. 오늘도 어디에선 가는 내가 하면 ‘그럴 수도 있는 일’, 남이 하면 ‘손가락질 받아야 되는 일’이라고 규정짓고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도 남의 내로남불에 본인이 갇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개그맨 황현희
'대상' 이영자의 수상 소감이 남다른 이유
‘2018 연예대상’ 시상식이 어제 ‘MBC 연예대상’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했다. 연예대상이 전해주는 많은 화제성은 올해도 이어지는 듯하다. 올해는 기존의 대상 수상자들에게는 단 하나의 대상 트로피도 돌아가지 않았다. 그동안 시상식에서 봐왔던 예능인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진 않았던거 같다. 이 시대가 주는 세대교체 시기라기보다는 예능이 공중파에서 케이블채널로 옮겨가는 과도기 정도로 생각이 되어 진다. 원하는 수상자의 수상이 불발 되자 수상을 한 다른 수상자에게 비난이 쏠리는 일도 있었다. “네가 뭘 한 게 있어서?” “인기빨로 대상먹네” 등 비난을 쏟아 냈지만 정작 상을 못 받은 당사자는 지속적으로 본인이 예능인이 아님을 내세우며 수상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번 연예대상의 백미는 이영자씨의 대상 수상 소감인 것 같다. 수상 소감을 살펴보자면 “92년에 신인상 탈 때 떨리더니 똑같이 떨리네요. 다 아는 말이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대상에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인생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구나, 저를 보며 많은 분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처음으로 ‘전참시’팀의 회식을 하기로 했다며 “식구들의 숫자만 70명이다. 그 가족까지 합하면 수백명의 식구들이 딸려 있는 거다. 내가 잘나서 만드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땀을 모으고 정성을 모아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다. 그 앞에서 뛰는 우리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스태프들과 제작진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전했다. 한자리를 오래 지키면서 그 자리에서 많은 희열도 느꼈겠지만 고난과 슬픔이 함께 했던 자리였고 많은 고통을 이겨내고 받은 대상의 값진 결과였기에 더욱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영자씨는 그 누구보다도 논란도 많았고 탈도 많았었다.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분들에게도 묵묵히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자리에서 포기하지 않고 본인의 일을 해낸다면 같은 결과를 이룰 수 있진 않을까 희망을 선물해 준 것 같다. 수상소감에서 밝혔듯이 하나의 예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일주일에 백여명 가까운 스태프들이 모여 정성을 다해 방송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사실 그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에게 웃음을 전해준 많은 예능인들과 스태프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린다.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내가 젊었을 때는 돌도 씹어 먹었다” “우리 때는 학교 갈 때 산을 두 개 넘어서 걸어 다녔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노력을 더 했어야지” “아프면 청춘이라는데 넌 뭐 하는 거냐?” “내가 자식 같아서 하는 말인데…” 젊은 친구들의 혈압을 올리는 몇 문장을 한번 나열해 봤다. 청년들에 대한 괴롭힘은 시간이 갈수록 어째 더 해 가는 것 같다. 사실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청년 시절 그렇게 시간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예전 개그맨 시험을 도전하던 시절 대학로에서 포스터를 붙이며 하루 여섯 번의 공연을 했다. 극장의 영사기도 열 받으면 고장 날까 봐 하루에 다섯 번밖에 안 돌리는데 정말 인간 영사기가 따로 없었다. 그때 왜 용감하게 이것은 불합리한 노동 착취라고 말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에 가끔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곤 한다. 아직도 곰팡이가 핀 지하 공연장에서 무대에 강하게 내리쬐는 조명을 직접적으로 바라봐 생긴 안구 건조증으로 고생 중인 것을 생각하면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그때도 역시 청년들의 어렸을 때의 좋은 경험이라는 명목 아래 한 달에 3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희대의 헛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이제는 좀 청년들에게 솔직히 말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유치원 때부터 다재다능함을 내세우며 모든 것을 다 섭렵하게 만들었던 세대, 초등학교 때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라는 소리를 들으며 놀기를 금기하는 사회를 접했고, 중학교부터는 특목고로의 진학이 최선의 선택임을 교육받았던 세대, 고등학교에서는 장래희망의 커밍아웃을 강요받으며 입시와의 전쟁을 치르는 세대, 대학교에서는 학문을 배우는 곳이라기보다 직장인 양성소로서 취업과의 전쟁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세대,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대출받은 등록금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세대에게 과연 우리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세대 간의 계급이라고 부르는 흙 수저론에 이어서 그 흙수저 학생들이 먹는 밥을 흙밥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누구는 태어나면서 인생의 출발선에서 부모님이 사준 스포츠카를 타고 출발하고 누구는 부모를 엎고 맨발로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부단히도 노력을 강요해왔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이 말보다는 앨빈 토플러가 말한 ”한국은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하루 15시간씩 공부하고 있다“라는 그들을 일깨워주는 솔직한 말을 해줘야 할 때이지 않을까?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SKY 캐슬’, 볼수록 공감되네
‘하얀거탑’이란 훌륭한 명작 드라마 이후로 어떤 드라마에게도 관심을 가질 수 없었던 나의 드라마 일편단심에 금이 가기 시작한 명작이 탄생하였으니 그 이름도 찬란한 JTBC의 ‘SKY 캐슬’이다. 드라마가 끝난 후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리지?”라는 생각과 함께 “제작진님들 그냥 대충 일주일 지나갔다 치고 다음 화 오늘 방영해주시면 안 되나요??”라고 말하고 싶으니 덕후에 반열에 들어서는 듯하다. 이 드라마는 엄청난 매력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 흔한 한류스타와 아이돌스타를 전면에 새우지 않아도 중견배우들과 아역들의 탄탄한 연기력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줬고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상투적이지 않은 극의 진행으로 시청률 1%대에서 허덕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공중파 드라마에게 마치 “드라마는 이렇게 만들어야 재밌는 거야”라고 훈계를 해주는 듯하다. 이 드라마의 놀라운 매력 중 하나는 공감 능력이다. 요즘 교육 문제의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회차에 등장한 한서진(염정아)과 강준상(정준호) 부부의 대사 중 "학력고사 시대랑은 달라요. 지금은 학종(학생부 종합 전형) 시대라고요.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고요. 성적을 조작해서라도 명문대 보내려고 미쳐 날뛰는 세상에, 자소서 대필, 첨삭 다 받는 세상에 다 가진 우리가 왜 안 해야 해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이는 숙명여고 사태로 몸살을 앓았던 학생부 종합 전형의 문제점에 대해서 뼈를 때리는 대사들로 이처럼 입시문제의 현실에 기반을 둔 공감대사들이 인기에 한몫하는 듯 보인다. 그 밖에도 밉상이지만 밉지 않은 신스틸러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 드라마는 과연 주인공이 누구인지 의심이 든다. 신이 바뀔 때마다 그 누구에게나 몰입을 하게 만드니 그 상황에 나오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인 듯하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무엇보다도 큰 매력은 엔딩 장인으로 불리며 다음회에 대한 궁금증을 극으로 몰고간 후 크레디트를 올린다는 것인데,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드라마는 다음회에 이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준다. 미국 드라마에서나 보던 늘어지지 않는 빠른 전개가 속을 후련하게 만든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점을 굳이 꼽아 보자면 기존의 한국식 막장 드라마의 길이라 불리는 출생의 비밀 부분을 이번 8화에서 건드려 줬다는 것이다. 과연 이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에 따라 평가가 극으로 갈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오랜만에 연기와 연출과 스토리와 공감대가 어우러지는 한편의 멋진 드라마가 탄생한 것 같다. 남은 회차에서 레전드로 남을 드라마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p.s 쌍둥이 아버지 분량 좀 늘려 주세요 ㅠ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추위냐 미세먼지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동안 인류가 발전하고 문명을 이루고 난후 많은 어려움과 난관에 봉착하게 만든 몇 가지 질문들이 있었다. 살면서 들었던 가장 어렵다던 질문들을 몇 가지 꼽아 보자면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오빠 믿지?”.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되는 것이며 “군만두 서비스는 과연 얼마부터 시작인가?” 등이 있겠다. 예전 ‘개그콘서트’ 집중토론이라는 코너에서 보여줬던 짤막한 개그였다. 물론 우스개 소리처럼 뱉은 말이지만 요즘 이보다 더 난해하고 어려운 질문이 탄생하였으니 바로 그 질문은 “미세먼지 있는 날이 좋아? 아니면 그냥 엄청 추운 날이 좋아?”이다. 한파가 갑자기 몰아치자 쥐도 새도 모르게 없어진 미세먼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미세먼지보다는 차라리 추운 게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미세먼지 많은 날과 추운 날 중 어느 편이 낫냐는 투표도 올라왔는데 응답자의 90% 넘게 “추워도 공기가 깨끗한 게 낫다”라고 답했다. 설문의 국민들의 답은 그만큼 “미세먼지가 싫다”로 정리할 수 있겠다. 두 가지 질문이 사람이 느끼기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최악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선택지임은 분명하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짓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 것인가’ ‘과연 이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웃음으로써 끝낼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 겨울 날씨를 가리키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바로 ‘삼한사미(三寒四微)’다. 한반도의 전통적 겨울 날씨를 일컫는 ‘삼한사온(三寒四溫)’에서 ‘온(溫)’ 대신 미세먼지의 ‘미(微)’를 넣어 만든 말로, 3일 추우면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그저 마스크를 하고 공기청정기를 돌리며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쓰며 해결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만 있어야 하는 것인가. 사실 미세먼지의 궁극적인 원인은 전문가가 아닌 난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동쪽에서 부는 바람이 없어지자 미세먼지도 같이 없어지는 현실은 체감은 부정할 수가 없다. 미세먼지가 고등어 때문이라는 희대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던 국민들에게 과연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 줄지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아니 기대뿐만이 아닌 정확한 해결책이 나오길 강요해 본다.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12월은 ‘시상식의 계절’
어느덧 벌써 12월이다. 올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오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움직임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다들 연말을 맞이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나는 한 해의 방송 영화 스포츠계의 시상식을 보며 “아 이제 올해도 다 갔구나”라고 생각하곤 한다. 한쪽에선 그렇게 편하게 시상식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지만 다른 한쪽 즉 시상식을 주관하는 사람 입장에선 시상식만큼이나 까다로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시상식 논란들이 바로 그것인데 이제는 과연 올해는 어떤 논란이 있을까라고 생각이 될 정도다. 이미 야구쪽 시상식에서는 시작이 된 것 같으니, 이른바 약쟁이 MVP 수상논란이 뜨겁다. 이 선수의 올 시즌 성적만 뒤돌아보자면 충분히 MVP를 받을만 한 기록을 남겼다. 176안타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1위, 안타 6위 타율 10위로 리그 최고 타자로써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약물 전력’이 문제가 됐다. 그는 2011년 야구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사전 도핑 검사에서 스테로이드가 검출됐다. 엄격히 금지된 약물 성분이었다. 이처럼 금지약물 적발 전례가 있는 선수가 MVP를 수상하자 논란은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한미일 최초’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과연 이선수가 MVP의 자격 있느냐는 논란이 다른 야구 시상식에서도 싹쓸이 되면서 더 커져 가는 듯 보인다. 시상식의 첫 테이프를 끊은 야구에서부터 이렇듯 잡음이 들려오니 방송가도 예외는 아니겠다. 그동안 방송 연예 시상식에서도 정말 다양한 종류의 논란들이 많았다. 무례한 진행 논란, 수상자의 수상소감 논란, 카메라 앞에서의 태도 논란, 공동수상 논란, 불참 논란, 의상 논란 심지어 수상자 뒤에서 지나치게 카메라를 의식했다는 모습도 논란이 될 정도였다. 마지막 논란은 정말 꼴 보기 싫은 것도 논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될 정도다. 12월은 시상식의 계절이다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시상식이 많은 달이다. 모두의 축제가 되는 날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야 될 것이다. 올해는 부디 아무런 논란 없는 시상식이 되기를 바라며 수상하는 모든 분들께 미리 축하의 박수를 보내 드리고 즐겁고 공정한 시상식을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시길 기대해 본다.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연예인과 연좌제
지난 한 주는 한 힙합 가수의 부모와 관련한 사기사건 논란이 점차 더 커지며 그의 연예계 활동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초반 부모님이 연루된 사기 사건에 대해 잘 알아보지 못하고 사실무근이라던가 명예훼손으로 강력히 법적 대응을 한다고 했던 초반 대응은 적절치 못했지만 그를 대하는 언론들의 기사나 여론이 너무 일방적으로 가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연예계 가족에 관한 일들은 지난 수년간 끊이질 않았다. 멀리도 갈 필요 없이 어제는 예능에서 주로 활동했던 한 여자 연예인의 남편과 관련된 증권가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사실이 시간이 자나 알려졌고 이 방송인은 본인의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모 뮤지컬 배우 남편 황 모 씨의 지난 8월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 때문에 최근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한 중견배우의 남편 이모 씨는 주가 조작을 통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 2일 1심에서 징역 4년, 벌금 25억 원을 선고받았다. 한 배우는 외증조부 친일 논란이 일어난 뒤 지난해 5월 공식 석상에서 “역사와 진실에 대해서 반성하고 공부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유명 아이돌 걸그룹 출신 가수는 아버지의 사기 혐의와 관련된 논란에 휩싸였고, 최근 경찰이 사기 범행을 공모하거나 투자금을 건네받은 사실이 없다며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렇듯 올해만 해도 연예인의 가족 관련 기사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손이 아파서 더 열거 못 하겠다. 우리는 연예계를 어디까지 연좌제로 묶을 생각인가 궁금하다. 한번 생각해 보자 만약 내가 부모의 과오가 나중에 밝혀져 취직이 취소된다든가 다니던 학교를 못 다니게 된다면 그리고 실제 직접적인 금전적인 손해를 본다면 어떨 것 같나. 인권과 사생활 보호를 운운하면서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다. 연예인도 사람이다. 유명인이라고 해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지 않다. 날이 갈수록 본인들의 높은 도덕성은 물론이고 가족 친인척까지의 이른바 공인이라는 정치인 버금가는 도덕적 기준의 상황이 만들어 놓고 남들에겐 엄격하게, 본인에게는 관대하게를 시연한다면 과연 이 상황을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방송인뿐만 아니라 유튜브, SNS가 대중화되고 사람 한 명을 글로써 조리돌림 하기 쉬워진 마당에 과연 누구든 그것에 대해 안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되묻고 싶다. 죄를 지은 힙합가수의 부모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죗값과 처벌을 달게 받기를 바란다지만 그 아들에게 쏟아내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비난은 우리의 몫이 아닌 것 같다. 개그맨 황현희
혐오로 얼룩진 남녀 갈등
요즘 가장 뉴스에 많이 오르내리는 핫한 단어를 떠올려 보라면 누구든 머릿속에서 혐오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겠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젠더 이슈가 터져대는 상황에서 이수역 폭행 사건이 일어나면서 또 다시 남녀혐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려졌다. 과연 젠더이슈 남녀 혐오 문제는 과연 왜 여기까지 왔을까. 남성 혐오 여성 혐오라는 이슈가 어느 한쪽에서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언론은 어떠한가.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자극적인 단어를 뽑아내 제목을 만들어 클릭을 유도하고 있고 이때다 싶어 조회 수 꽤나 올리고 싶어 하는 일부의 유튜버들 조차도 이 이슈에 편승하고자 자극적인 단어와 필터링 되지 않은 원본 영상을 퍼나르기 바쁘다. 오히려 언론매체들이 이 혐오의 시대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라며 아예 시댁을 이상한 나라라고 칭하는 방송이 시작됐고 안타깝게도 공개 코미디 쇠퇴 속에 방송이 많이 없는 개그맨들을 섭외해 그들을 욕 받이로 쓰고 있으며 아예 페미니스트 선언을 한 한 교수를 자리에 떡하니 앉혀 방송을 하고 있다. 또한 어떤 예능 방송은 군대 이야기를 하는 남성을 아예 군무새(군인과 앵무새를 합친 말로 무슨 말만 하면 무조건 군대 얘기를 하는 사람을 말함)로 칭하고 군대를 비하하는 한쪽 의견을 당연시 방송하고 있다. 한 쪽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자 함이 여실히 보인다. 한 힙합 가수는 제목자체를 페미니스트란 이름을 달아 군대 안 가는 여성을 이야기하며 시끄러웠고 오히려 이 문제는 본질에서 벗어나 기사 제목을 미국 시민권자라 군대를 피한 너나 군대 가라는 식의 제목으로 그를 조롱하기 시작했다. 이번 이수역 폭행 사건은 누가 봐도 술자리에서 막말을 해 싸움이 벌어진 그들의 미성숙한 사고와 그것을 참지 못한 옆 테이블과의 쌍방폭행으로 이어진 그저 폭행 사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것을 청와대 게시판에 아무 생각 없이 여혐문제라고 지적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했던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이다. 무조건 여성 혐오 범죄라 몰아가고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무슨 인기 연예인의 SNS 좋아요 누르듯 누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동안 우리는 사회적으로 지역감정을 타파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던가. 이제 또 다른 커다란 문제가 된 남녀 간의 갈등 위해 얼마나 더 큰 에너지를 소비하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개그맨 황현희
‘글’로 배우는 자기계발
초창기 청년기 시절 내 가장 친한 친구는 대형서점의 직원이었다. 그 당시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 친구가 근무하던 서울 종로의 대형서점에 들렀고, 그때마다 새로 나온 책을 선물 받곤 했다. 그 덕분에 당분간 잠시나마 책과 서점이라는 공간과 친해질 수 있었다. 그때 생긴 특이한 취미 중 하나가 그가 퇴근할 시간을 기다리며 책 내용이 아닌 제목들을 섭렵하는 일이었다. 바빠지면서 한동안 서점 가는 것조차 어려워져 이 취미를 자주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평소 갖가지 책을 섭렵하려고 꽤 노력하지만 아직까지 친해지기 힘든 두 부류의 책이 있다. 바로 재테크 관련 서적과 자기계발서다. 재테크 관련 서적의 제목을 훑다 보면 ‘저분들은 책 내용대로 돈을 벌면 편할 텐데 왜 책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계발서 역시 ‘인생을 수업한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등 솔깃한 문구를 내세운다. 몇 권 훑어본 적은 있지만, 결국 ‘누가 몰라서 안 하나? 알아도 못 하는 거지’라는 생각만 든다. 최근 오랜만에 서점에 들를 기회가 있었다. 매대엔 여전히 청년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 분야가 호황이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거나 ‘청춘은 방황해도 괜찮다’고 하거나, 아니면 ‘청춘은 거침없이 달리라’고 권유하는 등 온갖 제목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왜 청춘은 항상 아파야 하며 방황해야 하며 언제까지 달려야 하는지, 물론 그 제목만 봐서는 알 수 없었다. 그 제목들은 오지선다 객관식 문제를 떠올리게 했다. 인생이 문제라면 이 자기계발서의 책 제목들은 그 오지선다 답안들 같았다. 사람들은 그 제목 중에서 정답일 것 같은 책을 골라 가는 걸까. 각자의 인생이 모두 다른데, 왜 사람들은 비슷한 대답만 고르는 건지 의문이 든다. 각자 본인에게 맞는 경험이 있고 그에 대한 답이 있을 것인데 말이다. 인생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 문제에 가까울 테니까. 개그맨 황현희
[황현희의 눈] ‘요즘 애들’에 대한 한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20년 전만 해도 ‘요즘 애들’은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많았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땐 등굣길 버스 운전기사가 운전하면서 담배를 피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일명 ‘보온밥통’(이름이 밥통이다 보니 용량도 무시무시했다)이라고 해서 도시락을 싸서 다녔으며 학교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체크한다면서 매년 배변 봉투를 나눠줬다. 지금 자라나는 새싹들은 상상도 못 할 일들이다. 좀 더 나아가 4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자정이 넘으면 통금이라고 해서 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었고, 미니스커트를 입는 건 경범죄였으며 장발인 사람의 머리를 자르려고 경찰들이 가위를 들고 다녔다. 사실 나도 이 시대는 실감이 나질 않는다. 이때는 아직 세상에 없었으니까.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것이 있다면 어른들이 젊은 세대에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라고 훈수 두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 말을 할 나이가 됐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되는 요즘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는 게 아니다. 그저 그 시대의 분위기에 맞게 변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어른들의 눈에 왜 아이들이 버릇이 없어 보이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새로운 세대의 생각과 행동은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틀을 바꾸기 마련이다. 기성세대로서는 그 틀이 깨지면 의식적으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신세대에게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라고 비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기성세대의 그런 비난을 이해할 수 없으니 더욱 반발하게 되고,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나만 해도 그런 잣대로 후배들을 평가하려는 건 아닌지 경계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 문장만 인용해 보겠다. “예로부터 ‘요즘 젊은이는 안 돼’라는 말이 있었지만, 특히 지금 젊은이들은 심하다. 우선 당사자들의 의식 자체가 없다. 게다가 독립할 생각도 없고 항상 무엇인가에 의존하려 하고 소비에만 치중하며, 뭐 하나 직접 만들지도 못하면서 그저 비판만 할 뿐 ‘손님 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 이는 중대한 사태이며 요즘 사회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문제이다.” 여러분이 방금 읽었던 이글은 놀랍게도 1977년도의 한 신문에 실렸던 사설의 한 단락이다. ‘요즘 애들’의 대한 한탄은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 사라지지 않을 영원한 ‘떡밥’이 아닐까. 개그맨 황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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