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속닥속닥’ 소주연 “제2의 임수정? 정말 죄송합니다”

[스포츠월드=배진환 기자]

‘여고괴담’ 시리즈로 대표되는 학원 공포물은 공효진, 최강희, 박한별 등 여배우의 등용문으로 불렸다. 그런 점에서 오랜 만에 등장한 학원 공포물 ‘속닥속닥’(최상훈 감독)의 주연을 맡은 배우 소주연은 주목을 많이 받고 있다. 지난 5월 완결된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소주연은 장편 영화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가진 소주연은 학원 공포물이 여배우의 산실이라는 말에 “대단한 선배 배우들 옆에 내 이름이 붙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부끄럽고 걱정도 된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속닥속닥’은 섬뜩한 괴담이 떠도는 귀신의 집, 6명의 고등학생이 우연히 그곳을 발견하고 죽음의 소리를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공포를 그렸다. 소주연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 은하로 분해 죽은 친구의 목소리를 듣는 전교 1등으로 열연했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시사회 전까지는 영화가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영화 보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놀랐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부분이 많더라. 귀신이 나오는 것도 놀랍긴 한데, 애간장 태우는 공포가 좋았다. 그런 부분에서 만족스러웠다. 관객이 100만 명을 넘으면 피 분장을 하고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출연 배우들과 공약 했다. 하지만 피 분장을 하면 아무도 다가오지 않을 것 같아서 아무래도 바꿔야 할 것 같다.”

-공포영화를 좋아했나.

“평소 공포 영화에 약하다. 그런데 의외로 자주 본다. 볼 때마다 눈을 가리면서도 보게 되더라. 공포 영화는 보게 되는 힘이 있다. 엄마도 공포 영화 출연한다니까 굉장히 좋아하셨다. ‘장산범’, ‘분홍신’, ‘불신지옥’, ‘고향’ 같은 한국 공포영화를 봤고, 특히 ‘여고괴담’은 연기에 참고하려고 공부하는 자세로 봤다.”

-어떻게 데뷔하게 됐나.

“학교를 졸업하고 2년 정도 병원에서 근무를 했다. 그 때 SNS를 했는데 사진을 보고 어떤 브랜드에서 연락이 와서 모델 일을 시작했다. CF나 뮤직비디오 같은 걸 찍었다. 그러다가 사진보다 영상이 더 관심이 생겨 연기 수업도 했다. ‘하찮아도 괜찮아’도 병원에서 회사 생활을 하던 경험을 살려서 잘 해낼 수 있었다. 사실 영화는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내 모습을 스크린에서 봐도 내가 맞나 싶기도 하고, 엄마도 내 딸이 맞나 싶었다고 하시더라.”

-첫 영화부터 주연인데.

“당연히 부담이 많았다. 그런데 시나리오 읽고 나서 정말 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또래 친구들이라는 것도 좋았다. 영화를 찍으면서 부담감이 점차 없어졌는데, 또래 배우들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감독님이 ‘너라면 은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계속 용기를 주셨다.”

-은하와 실제 성격이 비슷한가.

“영화 속에서 은하는 어둡고 불안하고 환청도 듣는 아이인데, 나는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이어서 결이 많이 다르다. 하지만 그런 점에서 나에게는 더 신선한 캐릭터이기도 했고, 표현하기 어려운 역할인 만큼 끝까지 긴장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공포영화는 신인 등용문으로 꼽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최강희, 배두나 선배님 등 나중까지 좋은 활약을 보이는 분들이 많다. 대단한 선배 배우들 옆에 내 이름이 붙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부끄럽고 걱정도 된다. 그래도 영화가 잘 되면 좋은 수식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닮은 외모로 ‘제2의 임수정’이라고 불린다.

“죄송할 따름이다. 정말 부담스럽다. 기대를 해주시는 것은 감사하다. 평소에 너무 좋아하는 분이라 감사하면서도 그분께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 연기도 모습도 자연스러운 배우가 되고 싶다.”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도 해보고 싶고, 요즘에는 스포츠 영화가 안나오더라. ‘우생순’ 같은 영화. 사실 내가 몸을 쓰는 걸 잘 못하는데 운동은 좋아한다. 춤추는 것도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나 영화의 OST를 불러보고 싶다. 노래는 못하지만 흥미가 많다.”

-닮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정유미 선배님이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빠져들게 되더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잘 소화해 나가시고 ‘부산행’에서는 악역도 하셨다. 박해일 선배님의 모습도 좋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 때는 나이가 36살이다. 배우라는 직업을 계속하고 있다면,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겉모습부터 행동까지 자연스럽다는 이야기 듣고 싶다. 배우를 하지 않는다면 사업을 할 것 같다. 차 마시는 걸 워낙 좋아해서 찻집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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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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