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로스토프 이슈] 장현수 향한 ‘축구선배’ 독설… 그래도 달랐던 박지성

[스포츠월드=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 권영준 기자] 박지성 SBS 해설위원만큼은 장현수(FC도쿄) 개인을 향한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치른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저에서 1-2로 패했다. 앞선 스웨덴전에서 0-1로 패한 대표팀은 2연패에 빠졌다. 다만 희망은 남았다. 또 다시 경우의 수와 조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독일과의 최종 3차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다.
이날 패배의 중심에는 장현수가 있었다. 중앙 수비수 장현수는 이날 2실점 하는 장면에서 모두 태클을 시도했다. 한 번은 핸들링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다른 한 번은 상대 공격수에게 완벽하게 속아 자유로운 상태에서 슈팅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줬다.

이 두 번의 태클을 두고 축구 선배이자 해설위원들은 작심한 듯 강하게 비판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첫 번째 태클 장면을 두고 "저 상황에서는 태클을 들어가면 안 된다. 태클 없이 막아서면 된다. 태클을 확실할 때만 해야 한다"며 "축구의 기본은 태클하지 않아야 하는 장면이다. 이 경기를 학생들도 볼 텐데 저 상황에서는 태클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장현수의 두 번째 태클 장면을 두고 "전반전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태클을 할 타이밍에 해야 하는데 태클하지 말아야 하는 타이밍에 태클하고 있다"며 "상대가 슈팅 하기도 전에도 전에 태클을 걸면 어떡하나. 공격수는 그걸 기다리고 있는데, 전반전에 핸들링 준 것도 마찬가지다"고 일침을 가했다.

축구인 두 선배의 독설과 일침은 틀린 말이 아니다. 장현수는 이날 의지를 앞세워 냉정함을 잃었다. 아마도 스웨덴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운하게도 장현수는 이날도 패배의 중심에 섰다. 장현수는 얼굴을 들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장현수가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장현수는 월드컵을 향하는 과정에서도 반복된 실수로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곤 했다. 해설위원 이전에 축구 선배인 이영표, 안정환 위원도 안타까움에 독설과 일침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은 말 그대로 증명하는 자리이다. 실수도 반복하면 실력이다.

하지만 이것이 한국 축구의 현실이다. 태클하지 않는 것이 기본인데, 냉정함을 잃고 몸부터 날려 태클을 시도한 장현수가 한국에서 수비진 조율을 가장 잘한다고 대표팀에 합류한 수비수이다. 신예 김민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수비진 비상 신호가 걸렸다. 선수층도 얇고, 실력 차이가 극과 극이며, 몇몇 선수 위주로 경쟁 없이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것이 한국 축구 수비진의 현 주소이다. 이 상황이 될때까지 축구 선배들은 마이크를 잡는 것 외 어떤 노력을 했을까.

다만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선수 개개인을 지적하기 보다는 자신을 돌아봤다. 박지성 위원은 “이 결과가 지금 대한민국 축구의 현실”이라고 꼬집으며 “선배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후배들에게 미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스템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4년 후에도 이러한 패배는 거듭될 것”이라고 한국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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