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시선]‘전지적 참견 시점’, 찝찝함만 남은 진상 조사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모든 것은 담당 조연출으로 인해 비롯된 사건이었다. ‘고의성은 없었지만 단순 과실로는 볼 수 없다’는 것이 조사결과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 16일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논란 관련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사위원장 조능희 기획편성국 본부장을 비롯해 조사위원들이 자리했다.

‘전참시’ 논란의 시작은 지난 5일 방송분이었다. 제작진은 세월호 참사 당시 MBC 뉴스 특보 장면을 합성해 방송을 제작했다. 단순히 당시의 화면을 합성에 활용한 것을 넘어 비극적인 사건과 피해 학생들을 어묵에 빗대던 극우 온라인 사이트 ‘일간베스트’(이하 ‘일베’)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대중의 공분을 샀다.

이후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위원회는 프로그램 제작 전 과정을 현장에서 따라다니며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본인 동의하에 제작진 6인의 휴대전화, SNS 관련 활동 현황까지 조사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해당 방송 편집 및 제작에 참여한 조연출에 의해 모든 것이 비롯되었다는 것. 조연출은 프로그램 FD에게 편집에 필요한 뉴스 멘트 영상을 요청했고, FD가 전달했던 자료가 10건 가운데 2건이 세월호 관련 뉴스가 포함된 영상이었다. 해당 조연출은 면담을 통해 1차 시사가 끝난 후 방송 몰입도를 높일 방법을 고민하던 중 ‘뉴스 속보’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해당 화면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편집하는 과정에서 원하는 멘트 취사 선택을 했을 뿐, 관련성은 몰랐다고. 나아가 만약 뒷배경을 보이지 않게 흐림(블러)처리를 하면 뉴스 자체에는 세월호 언급이 없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조연출은 세월호 뉴스 영상임을 인지하고 문제가 될거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1차적으로 흐림처리를 했고, 해당 장면이 문제가 된다면 20명이 모인 시사에서 걸러질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고 전해졌다. 담당 연출 등 제작진 또한 시사 완제 후 더빙 과정에서 흐림 처리된 영상만을 봤기 때문에 해당 장면이 2초가 채 되지 않았고, 자막과 컴퓨터 그래픽 처리가 돼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세월호 관련 뉴스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약 일주일간의 조사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한 마디로 정리됐다. 이로써 사건에 관한 ‘진상조사’는 이뤄졌다. 어떠한 과정을 통해 해당 영상이 방송되었는지, 누가, 언제부터 세월호 관련 영상임을 인지했는지 조사결과 밝혀졌다. 그리고 조사위원회는 MBC 측에 해당 조연출 및 담당 연출, 부장, 본부장에 대한 징계를 공식 요청한 상태다.

여기까지가 ‘진상조사위원회’의 역할이다. 이제 MBC 측의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때다. 이날 조사위원회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로 ▲자료 사용에 대한 게이트키핑 강화 ▲방송윤리의식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재교육에 대한 계획 수립 및 실천을 내놓았다. 현재 예능본부 내 ‘영상사용에 대한 매뉴’ 점검 및 보완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갑다. 조사위원회가 “일베 회원이 아니라고 확정 지을 수 없지만, 조사 범위 내에서 일베라 할 만한 의혹을 확인하지 못했다. ‘수사’가 아니라 ‘조사’였기 때문에 개인의 양심에서 자료를 내놓지 않는 이상 확인할 수 없었다”며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고, “징계는 인사위원회 소관이며 결과는 추후에 알려질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기 때문이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 약속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사위원들이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뜻을 재차 전했지만, 구체적이고 시원한 답변은 끝끝내 피하고 말았고, 이는 알맹이 없는 사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구체적인 징계 수위와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같은 사건은 충분히 재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웃음을 주고 싶었던 출연자와, 웃음을 찾고 싶었던 시청자 그리고 세월호 가족들까지 제작진의 ‘고의성 없는’ 실수로 상처를 입었다. 아직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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