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안치홍·이범호의 이탈…김기태 감독은 속상하지만 참는다

[스포츠월드=잠실 권기범 기자] 부상자로 인한 타선의 부침, 김기태 KIA 감독의 표정엔 아쉬움이 녹아있었다. 바로 안치홍과 이범호의 공백이다.

지난 화∼목 주중 3연전, LG를 싹쓸이하며 기분 좋게 잠실로 올라온 KIA다. 하지만 20∼21일 모두 두산에 패하면서 주춤했다. 선발대결에서도 밀렸지만 사실 타선의 뒤늦은 추격, 그 다음 불펜의 추가실점으로 무너진 연패다. 그렇다 보니 경기 초중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기억이 더 아쉽고 주축 타자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졌다.

안치홍은 지난 18일 LG전에서 손가락 사구 부상으로 이탈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미세골절 판정을 받았으니 엔트리 말소는 당연했다. 특히 안치홍은 타율 0.373(67타수 25안타) 6홈런 18타점으로 팀내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부상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던 안치홍은 분을 참지못하고 헬멧을 거칠게 집어던지는 행동까지 했다.

여기에 앞선 6일에는 주축타자인 이범호 역시 사구로 골절상을 당해 7일 말소됐다. 홍재호, 최정민, 정성훈 등이 안치홍과 이범호의 공백을 메우곤 있지만 사실 완벽할 수는 없다. 버나디나 등 다른 선수들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어 둘의 공백은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구단 측도 씁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말을 아낀다. 부상자라면 더욱 그렇다. 감독이 이탈한 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면 현재 활약 중인 선수들의 사기를 꺾을 수 있다는 지론이다. 윤석민에 대한 질문만 나오면 항상 손뼉을 마주치며 “대답하기 좀 그렇습니다”고 거절하곤 한다.

안치홍과 이범호 역시 마찬가지다. 안치홍은 그나마 미세골절인 덕에 19일 말소된 뒤 열흘이 지나면 곧바로 올라올 수 있는 다행스러운 상황. 물론 타격감 예열이 필요하다. 그래도 김기태 감독은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부상 선수에 대한 말은 하기 어렵다. 부상을 이기고 올라올 때 얘기하겠다”고 말을 돌렸다. 하지만 수 초간 골똘히 생각하면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등 아쉬운 표정만큼은 숨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아직 시즌 초니까”라며 애써 웃었다. 주축 선수의 부상은 팀에 큰 타격을 준다. KIA는 속이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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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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