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SK 힐만 감독은 여전히 '1번-중견수 자리'가 고민이다

[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프로야구 SK는 전문가들이 뽑은 올해 ‘5강 후보’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에이스 김광현이 복귀하고, 지난해 ‘홈런 군단’의 위용을 자랑한 파워 타선은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해 SK의 창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은 지난 시즌 적응을 마쳤고,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는 동기부여 요소가 많다.

이런 주변의 칭찬에 고무될 법하지만, 힐만 감독은 여전히 신중하다. 이유가 있다. 아직 몇몇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고민은 1번 타자와 중견수 자리다. SK는 지난 수년간 1번 타자 부재에 시달렸다. 불과 지난 시즌만 보더라도, 1번 타순에서 타율은 0.272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1번 타순에 가장 중요한 출루율 역시 0.334로 리그 9위였다.

올해도 이 고민이 계속된다. SK에서 1번과 중견수 자리를 동시에 맡아줄 수 있는 자원은 베테랑 김강민과 지난해 주전 노수광, 그리고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정진기 등 3명이다.

하지만 힐만 감독은 21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kt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이 강설 취소된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 명의 타자를 다양하게 테스트를 해보고 있다”면서도 “1번 타순이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에 나선 3명 모두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힐만 감독의 설명은 이렇다. 그는 먼저 외야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김강민을 두고 “삼진 비율이 높다. 배트를 짧게 잡는 등 변화를 주고 있지만, 생산적인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 김강민은 앞선 캠프에서 확 달라진 자세로 성실한 모습을 보였지만, 6번의 시범경기에서 타율 0.143으로 부진하다. 자신의 장점인 수비에서도 크게 흔들린 모습을 노출했다.

지난해 후반기 55경기에서 타율 0.298 36득점 26타점으로 주전 1번 타자로 나선 노수광 역시 시범경기에서 방망이가 부진하다. 올해 시범경기 성적은 6경기에 나와 타율 0.133이다. 힐만 감독은 “작년 후반기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젊은 피 정진기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500 2홈런 7타점 8득점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경험이 약점이다. 지난해까지 정진기의 1군에서 1번 타자로 나선 타석수는 고착 57차례다. 힐만 감독 역시 “톱타자라는 새로운 자리에서 얼마나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모습을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개막까지는 불과 사흘 남았다. 힐만 감독이 남은 기간 계속 고민하겠다고 했다. 힐만 감독이 긴 고민을 끝내고 어떤 선수에게 기회를 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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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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