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MBC 일일연속극 폐지…왜 없어질까

[스포츠월드=김재원 기자] MBC 저녁 시간대 일일극은 왜 사라지는 걸까.

지난 5일 스포츠월드 단독 취재 결과 MBC 저녁 일일 연속극이 현재 방송 중인 ‘전생에 웬수들’을 끝으로 22년 만에 폐지된다.

본지가 입수한 2018년 각 방송사 드라마 편성예정표에 따르면 KBS 1TV는 저녁 일일극 ‘미워도 사랑해’ 후속으로 ‘어수선’이 예정돼 있고 KBS 2TV는 ‘내 남자의 비밀’ 이후 ‘인형의 집’이 방송될 계획이다. 하지만 MBC는 저녁 일일극 폐지로 나타나 있는 것. 또한 MBC 내부 인사 발령도 이같은 내용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MBC는 지난 12월 13일 인사에서 드라마 3부장에 내정된 최승모 CP가 더 이상 일일극 편성이 없는 관계로 주말드라마 담당으로 배치된 사실이 전해졌다. 특히 MBC 측도 일일극 폐지에 대해 “논의가 진쟁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앞서 SBS도 지난해 6월 종영된 드라마 ‘사랑은 방울방울’을 끝으로 일일극을 폐지했다. 이번 MBC의 일일극 폐지 결정으로 KBS가 유일하게 저녁 일일극을 진행하는 방송사가 됐다.

MBC 일일연속극의 역사는 1969년 8월 11일부터 시작됐다. 1972년 김수현 작가의 ‘새엄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무려 411회가 방송돼 온 가족을 TV 앞으로 불러모았다. 이후 1984년 폐지됐다가 1996년부터 다시 시작돼 시청자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월 MBC는 일일 특별극도 폐지한 상황. 당시 ‘별별며느리’는 6∼7%대의 초라한 시청률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결국 해당 시간대 일일극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방송가에서는 일일극 폐지 이유는 제작비에 비해 부족한 광고 수익 때문인 것으로 풀이한다. 그 해법으로 지난해부터 각 방송사들은 예능과 요일드라마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중간 광고를 시행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일극은 40분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그마저도 시행할 수 없었다.

MBC 저녁 일일극은 오랜 동안 고전이 이어지며 광고 수익력 저하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생에 웬수들’은 현재 10% 초반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KBS ‘미워도 사랑해’와 ‘내 남자의 비밀’이 20%대에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더 나아가 MBC ‘뉴스데스크’의 3%대 낮은 시청률이 이전 시간 드라마에까지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른바 상대적으로 인기가 좋은 KBS ‘뉴스9’를 보기위해 일찌감치 채널을 고정시켜놓은 가구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저녁 일일극은 해당 방송국의 메인 뉴스의 인기와 직결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같은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자들은 해당 시간에 시트콤을 부활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과거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논스톱’ ‘거침없이 하이킥’ 등이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 그러나 방송계에서는 시트콤 제작이 일반 드라마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MBC가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으로 재정비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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