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김봉길호가 지워야 할 '월클 손흥민의 병역'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손흥민(26·토트넘)이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마우리시우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해리 케인처럼 경기마다 신뢰를 준다”고 극찬했다. 토트넘도 2020년까지 이미 장기 계약을 맺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처럼 무서운 질주를 펼치고 있는 ‘소니’ 손흥민에게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바로 병역이다.

이 사안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채워진 톱니바퀴는 바로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다. 김봉길호는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오른 한국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손흥민은 이 대회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출전이 유력하다.

이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바로 김봉길호의 부진 때문이다. 현재 U-23 대표팀은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있다. E조에 속해 조별리그 2경기를 치른 현재 1승1무, 승점 4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순항하는 모습이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지난 11일 베트남을 상대로 힘겹게 2-1 역전승을 거뒀고, 14일 시리아전에서는 무색무취의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0-0으로 비겼다. 공격은 무디고, 수비는 헐겁다. 이천수 해설위원은 “대표팀 템포가 한 박자가 아니라 두 박자 느리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토너먼트 진출도 쉽지 않다. 조 1위지만 2위 베트남, 3위 호주(이상 승점 3)이 턱밑에 있다. 만약 오는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패하고, 베트남이 시리아를 꺾을 경우 김봉길호는 탈락이라는 쓰디쓴 고배를 마신다. 이번 대회에 걸린 메이저대회 출전권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인 의미에서는 자신감 저하라는 치명적인 내상을 입게 된다.

이는 곧 손흥민과 직접 연결된다. 고공비행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은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지난 14일 에버턴전에서 증명했다. 결승골 과정에서 마르세유턴에 이은 드리블 돌파, 그리고 정확한 슈팅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다. 폭발적인 전방 압박 및 문전 쇄도,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 정확한 골 결정력에 동료와의 원활한 연계 플레이까지 공격수가 갖춰야 할 능력을 고루 선보였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수비 가담 능력까지 합격점을 받았다. 당연히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 꼽혔고, 포체티노 감독은 물론 동료, 언론까지 찬사를 보냈다.

분명 김봉길호에 가세할 경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김봉길호의 중심이 되서는 안 된다. 중심은 현재 23세 이하의 연령대 자원이 잡아줘야 한다. 이들이 풀뿌리를 내리고, 여기에 손흥민이라는 자양분을 첨가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특히 손흥민은 6월 러시아월드컵을 치르고, 다시 아시안게임에 나서야 한다. 이는 엄청난 심적 및 체력 저하를 야기한다. 지난해 브라질축구협회도 세계 톱클래스 네이마르(PSG)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2016 코파아메리카 최종명단에서 네이마르를 제외하고, 자국에서 열린 리우올림픽에 집중하게 했다. 덕분에 브라질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개월 사이에 2개의 국제대회 출전은 그만큼 힘들다. 그렇다면 손흥민의 부담과 김봉길호의 전력은 반비례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또한 손흥민 병역이라는 꼬리표는 김봉길호를 계속 쥐고 흔들 수밖에 없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아시안게임까지 순항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철저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이대로는 분명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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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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