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은 아이돌 제국의아이들 출신이다. 전 소속사인 스타제국과 계약이 만료된 후 배우로 전향,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최근에는 일일드라마 ‘빛나라 은수’를 통해 안방극장의 아이돌로 자리매김했고, 얼마 전 종영한 OCN ‘블랙’을 통해서는 재벌 2세지만 남다른 사연을 지닌 ‘오만수’라는 캐릭터에 도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제는 아이돌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김동준. 그가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예쁜 외모가 늘 화제다.
“좋다. 그리고 감사하다. 요즘 들어 예쁘다는 말을 진짜 많이 듣는데, ‘빛나라 은수’ 이후 어르신들께 듣는 예쁘다는 말이 가장 기분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연기에 집중하게 되고, 계속해서 좋은 연기를 펼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 일일극에 이어 장르물에 도전했다. 촬영 환경이 많이 달랐을 것 같은데.
“‘빛나라 은수’는 일일드라마였다. 일주일 내내 촬영하는 것은 기본이고, 세트촬영과 야외촬영이 늘 정해져 있었다. 마치 공무원처럼 촬영장에 출근하는 기분이었는데, 그 생활을 6개월 동안 했으니 몸이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블랙’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촬영 일정과 장소가 유동적이어서 처음엔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또 드라마보단 영화촬영에 가까운 방식이었고, 카메라 여러 대 앞에서 연기하는 것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블랙’이 장르물이었단 점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고, 그로 인해 한층 성장한 느낌이다.”
“촬영장에 있는 것 자체가 배움의 연속이었다. 특별히 누군가를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선배님께 연기 조언도 받고, 연기 노하우도 많이 얻었다. 무엇보다 현실 연기라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몸소 배웠고, 왜 선배님들의 연기는 특별한지 직접 내 눈으로 확인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언젠가 나도 ‘연기 잘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만수란 캐릭터는 굉장히 복잡적인 인물이었다.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 오만수란 캐릭터를 접했을 때 굉장히 입체적이고 만화 같은 캐릭터로 생각했다. 밝아 보이지만 속은 능글맞은 인물인데, 유독 처세술이 능한 이유는 남다른 가정사 때문이었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어머니께 버림받고, 형과 새 어머니의 괄시를 받고 자라온 걸 감추고 싶어서 그런 처세술을 갖게 된 거다. 겉으로 봤을 때 마냥 까불고 가벼워 보이는 캐릭터지만, 내면에 깊은 상처가 있는 캐릭터로 보여질 수 있도록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 극 후반부 몰아치는 감정선에 힘겨웠을 것 같다.
“평소 존경해온 아버지가 과거에 살인교사를 했고,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는 추악한 사실을 알게 되지 않나. 오만수 입장에서는 충격과 혼돈의 순간이었는데,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아냈다. 살면서 이렇게 감정을 소모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뭐가 맞는지 어떤 진실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혼돈의 상태를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 덕분에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쾌감도 상당했지만 연기 갈증도 더욱 커졌다. ‘블랙’을 통해 ‘이런 게 연기구나’라는 걸 느꼈고, 더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 앞으로 어떤 작품이 내게 올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해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 그렇다면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나.
“연기의 매력은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여러 감정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내게도 이런 감정이 있었나’를 깨닫게 됐는데, 기회가 된다면 감정을 다양하게 활용해보고 싶다. 액션, 로맨틱 코미디, 사극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고, 항상 좋은 연기로 보답하는 김동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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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이저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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