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잘 샀네… 이정현·김동욱 몸값 하는 FA들

[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비싸도 만족스럽다.

이정현(30·KCC) 김동욱(36·삼성) 얘기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정현은 프로농구 역대 최고 보수인 9억2000만원(5년간 연봉 8억2800만원+인센티브 9200만원), 김동욱은 3년간 6억3000만원(연봉 5억6700만원+인센티브 63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오버 페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지만 최근까지의 활약만 보면 팀 입장에선 비싸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우선 이정현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슈터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부상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님에도 평균 13.1점을 넣으며 국내 4위에 올라 있다. 3점슛 성공률도 40%(39.6%) 가까이 유지 중이다. 지난 시즌(15.2점 3점슛 성공률 41.6%)에 비해 다소 하락했지만 워낙 선수층이 좋은 KCC이기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인 득점에만 치중하지 않고 어시스트와 투맨 게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를 괴롭힌다. 보이는 기록 이상의 역할을 하는 선수다. 추승균 감독 역시 “이정현은 이타적인 선수고 영리해 결정적인 순간에 더 빛나는 선수”라며 영입에 만족감을 표했다. KCC는 15승6패로 SK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김동욱은 나이를 잊은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 출전시간(평균 30분30→28분18초)은 줄었는데 기록(평균 9.9점→11.4점)은 더 좋아졌다. 평균 두 자리 수 득점은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이다. 3점슛은 평균 2.6개를 넣으며 전체 1위다. 개인 커리어하이이기도 하다. 성공률 또한 49.5%로 차바위(54.1%·전자랜드)에 이어 2위. 뿐만 아니라 빅맨 수비와 앞선 리딩까지 능해 문태영, 김태술의 부담을 상당히 덜어준다. 삼성이 김준일, 임동섭이 빠진 가운데 10승10패 중위권 싸움을 할 수 있는 데에는 김동욱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다.

이정현과 김동욱이 거액 FA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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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김동욱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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