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Talk] '얘들아 안녕…' 얼떨떨한 이성곤의 솔직한 소감

[스포츠월드=미야자키 권기범 기자] “ 잘 모르겠어요.”

이성곤(25)은 이제 두산 소속이 아니다. 22일 오후부터 삼성 소속 외야수가 됐다. 삼성은 2차 드래프트 구단 1순위로 이성곤을 지명했고 보상으로 3억원을 두산에 지불한다.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이성곤을 2차 드래프트 직후 사이토 구장에서 만났다. 마무리캠프는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원석을 발굴하는 곳이다.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길 수 있는 선수가 많고 ‘화수분야구’를 표방하는 두산은 더욱 그렇다. 때문에 2차 드래프트 직후 곳곳에서 ‘누가 지명이 됐고 어느 구단이 지명을 했다’는 말이 들려왔다. 실제로 이날 두산에서 뽑힌 선수만 4명이다. 한 구단에서 지명받을 수 있는 선수가 4명인데 쿼터를 모조리 채웠다.

이런 가운데 이성곤은 전체 2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올해 리그 순위에서 역순으로 우선권을 가져가는데 9위에 머문 삼성이 첫 번째로 이성곤의 이름을 호명했다. 그만큼 이성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셈이다.

이성곤은 연세대 출신으로 2014년 2차 3라운드 전체 32순위로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다. 지명 당시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로 화제를 모았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기량에서도 기대감이 컸다.

훈련을 끝낸 이성곤은 멍한 표정이었다. 사진 한 장을 찍자는 말에 두산 유니폼이 새겨진 후드티를 가리키며 “이러고 찍어도 되나요?”라고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팀을 이적하는 것은 선수에게는 꽤 큰 충격이다. 대박을 터뜨리고 FA로 이적하는 선수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물며 어린 선수가 마무리캠프 도중 급작스럽게 팀을 옮겨야하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 이성곤은 “훈련이 끝났는데 주변에서 말을 해주더라. 지금 잘 모르겠다. 무슨 상황인지, 머릿속이 어지럽다”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얘기를 나누면서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성곤은 “운동선수는 잘해야되고, 그게 또 프로다. 삼성에서 뽑아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하도록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성곤과 삼성은 큰 인연은 없다. 부친 이순철 해설위원이 1998년 삼성에서 활약한 뒤 은퇴한 게 인연이라면 인연이다. 이성곤은 “어릴 때라 기억이 잘 안난다. 아버지가 이승엽 선배님하고 사진을 찍자고 해서 찍은 기억이 나는 것 같은데 너무 어릴 때였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제는 삼성 소속이라고 각오를 새로 세워야한다. 이성곤은 “동기들이 객관적으로 보면 두산 외야가 너무 강해 기회가 적을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여기보다는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축하해주더라”며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이성곤은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도전해야한다. 김태형 감독과 코치,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며 귀국하고 경산볼파크로 향한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22일 오후 훈련을 끝내고 얘기를 나눈 이성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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