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조원우 감독 재계약, 분명한 것은 롯데는 가을야구를 했다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재계약과 새 감독 사이.

이제 조원우 감독의 재계약 문제가 뜨겁게 달아오를 터다. 그렇다면 올 시즌 공과를 두고 논할 필요가 있다.

롯데의 2017년 가을은 끝이 났다. 지난 15일 사직 준PO 5차전, 5회초 대량 7실점하면서 승부가 갈렸다. 시리즈전적 2승2패로 치열하게 부산과 마산을 오갔지만 안방에서 무너졌다. 2015시즌 후 이종운 전 감독이 경질된 뒤 부임한 조원우 감독의 계약기간도 끝이 났다.

팬들은 5차전의 모습을 두고 아쉬움이 크다. 5회 다소 느렸던 투수교체로 인해 결과적으로 7실점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선발 박세웅을 더 기다려봤지만 실패였고 바통을 이은 조정훈도 3볼넷 1피안타로 무너졌다. 후반에는 주전 대거 교체로 경기를 포기하는 인상을 줬다. 마무리 손승락은 9일 2차전 등판이 마지막 가을의 모습이 됐다.

올해 전체를 되돌아보자. 시즌 전만 해도 5강 싸움도 확언하지 못했다. 오프시즌 이대호가 돌아왔지만 황재균이 떠나면서 온연한 타선의 전력 플러스가 아니었다. 지난해말 전역한 전준우와 신본기가 있었지만 물음표가 컸다.

마운드는 더 혹독했다. 우선 선발자원이 모조리 물음표였다. 지난해 선발난조로 무너진 기억이 조원우 감독에겐 뇌리에 깊이 박혔다. 겨우내 조 감독은 “선발진을 만들어야한다”고 수도 없이 되뇌었다. 후반기 레일리 린드블럼 박세웅 송승준 김원중으로 한번의 흐트러짐 없이 돌아간 선발로테이션은 상상도 못했다.

박세웅은 조 감독의 토종선발 재건 프로젝트의 1순위 후보였고 김원중도 10년 미래를 보고 꾸준히 관리해줬다.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간 박진형은 지난해 부진과 겨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송승준의 복귀로 불펜진으로 옮겨갔고 7년간 재활하고 돌아온 조정훈과 맞물려 후반기 리그 최고의 셋업듀오가 됐다. 조 감독은 조정훈에 대해선 “이제 또 다치면 끝”이라고 콜업에 신중을 기하면서 결단을 내렸다.

외인도 난항이 있었다. 린드블럼이 딸의 심장병 문제로 재계약을 고사하면서 구단은 고민하던 레일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파커 마켈을 영입했지만 개막직전 결별했고 교체외인 닉 에디튼은 5이닝 소화가 쉽지 않았다. 교체카드 1장을 개막과 함께 써버려 만족스럽지 못해도 한동안 지켜봐야했고 결국 결단을 내리고 다시 린드블럼과 접촉해 선발진을 끼워맞췄다.

레일리의 경우 전반기와 후반기 180도 다른 선수였고 그 사이에는 조 감독의 체인지업 변화에 대한 조언이 있었다.

돌아보면 마무리 손승락의 부활조차 기대 못한 오프시즌 1부터 10까지 롯데의 마운드는 내세울 게 없었다. 하지만 올 정규시즌 기록한 팀평균자책점 4.56은 LG(4.30), 두산(4.38)에 이은 3위에 이르는 수치다. 조 감독이 이끈 두 번째 시즌 롯데는 탄탄한 선발진과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으로 구성된 정상급 불펜진을 구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덧붙여 수비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수비력 중심의 2루수 번즈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이대호의 영입으로 거포형 타자보단 고질적인 약점인 내야수비 보완에 중점을 둔 사도스키 코치의 리포트, 수비성향이 짙은 조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 조 감독의 야구철학 중 한 가지가 ‘경기 후반 실책으로 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올해 롯데는 86개로 리그 최소실책 팀이 됐다.

첫 가을야구를 맞이한 조 감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NC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투수교체의 패착으로 분루를 삼켰다. 하지만 시리즈 전체를 보면 타선의 책임도 적지 않다. 수많은 득점기회를 모두 날렸고 1구1구에 온 신경을 쏟은 단기전에서 현 롯데 타선의 구성으로 득점을 쥐어짜내긴 쉽지 않았다. 주전 백업간 격차가 커 타선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2차전 레일리의 발목부상은 해커가 건강한 NC와 비교해 너무 큰 약점이 됐다.

2차전 승리는 조원우 감독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기억이다. 2회말 만루에서 문규현의 병살타로 겨우 1점을 뽑아냈지만 선발 레일리에 이어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이 버텨내며 1-0 승리를 거뒀다. 롯데의 가을야구 1-0 승리는 1995년 플레이오프 6차전(LG)이 유일한 기억. 당시 주형광이 완봉승을 거뒀다. 동시에 5차전까지 롯데의 실책은 단 3개였다.

조 감독이 이끄는 동안 롯데의 팀컬러는 분명 달라졌다. 그리고 이제 재계약 여부는 구단의 결정이다. 준PO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새 감독을 영입하는 것도 구단의 몫이다. 다만 올해 조 감독의 공과를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롯데는 5년 만에 가을야구를 했다. 5차전 패배로 감독은 물론 선수단 전체가 ‘욕받이’가 될 이유는 없다. 모 선수는 시리즈 돌입 전 ”우리 잘할 수 있겠죠?”라고 말했다. ‘우리’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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