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김호곤·신태용, 위기 탈출 '마스터 플랜' 있나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마스터 플랜’을 내놓아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과 지원책 없이는 신뢰를 쌓을 수 없고, 신뢰 없이는 한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없다. ‘2018 러시아월드컵’의 운명은 여기에 달렸다.

한국 축구가 벼랑 끝에 몰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월 유럽 원정평가전에서 참패했다. 지난 7일 러시아전에서 2-4로 졌고, 10일 모로코전에서는 1-3으로 고개를 숙였다. 두 경기에서 5분 사이에 연속 실점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고, 선수단의 개인 기량부터 전술까지 모든 지표에서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나 투쟁심이나 도전 의식, 집중력 부재 등 정신력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험’이라는 단어로 덮기에는 사안이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다음(Next)’가 없다는 점이다.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 수비수 부재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손흥민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안은 어떻게 마련할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흐른다고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저절로 급성장하는 것도 아니고, 뚜렷한 전술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강팀과의 평가전을 잇달아 치른다고 해도, 약점 확인→실험의 과정만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해결책을 찾을 시스템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아직 다음 개최 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다. 기술위원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황선홍 서울, 서정원 수원, 박경훈 성남 감독은 K리그 막판 사투를 펼쳐야 할 판이다. 기술위원회가 가장 절실한 시점이지만, 모이는 것조차 힘겹다. 그렇다고 기술위원회 외 대표팀 관련 사안을 고민하고 논의할 기구가 없다는 것도 답답하다. 결국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김호곤 기술위원장, 신태용 감독이 머리를 맞대고 현재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11월 평가전 전에는 마스터 플랜이 나올 수 있도록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선수 선발, 기용, 전설 적용까지 모든 부분이 마스터 플랜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체력 강화, 기술 향상, 조직력 강화까지 훈련 과정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자신감 회복, 정신력 재무장, 집중력 강화까지 훈련으로 이뤄질 수 없는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 협회장, 김 위원장, 신 감독의 운명은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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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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