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배턴터치, 류중일 LG 감독에게 놓인 선결과제는?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조타수가 바뀐 LG의 리빌딩은 어디로 향할까.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5개 팀 중 LG는 가장 빠르게 비시즌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3년간 LG의 세대교체를 진행해온 양상문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삼성 왕조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이한 것이다. 전임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앉히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팀 리빌딩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지만, 동시에 이는 양 감독 체제의 공보다는 과를 크게 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17시즌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LG가 야수 출신의 류 감독에게 바라는 바가 읽힌다. 평균자책점 1위(4.30) 팀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결국 야수진이었다. 팀타율(0.281) 7위에 팀 OPS(0.748)로 9위, 잠실 라이벌인 두산이 팀 홈런(175개) 2위에 오른 반면 LG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110홈런을 넘기지 못했다. 공격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인 타자가 사실상 시즌 내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풀타임 2~3년차 젊은 타자들의 경험 부족이 너무 두드러졌다. 실책 공동 3위(86개), 도루 성공률 9위(57.9%) 등 수비력와 작전 수행 능력에 있어서도 한계가 뚜렷했다.

타선부터 새 판을 짜야하는 상황이다. 올 시즌 LG의 선발 라인업에 4번타자로 이름을 올린 자원만 6명. 하지만 양석환(161타석), 히메네스(114타석), 김재율(54타석), 정성훈(47타석), 이형종(6타석), 서상우(3타석) 중 누구도 말뚝을 박지 못했다. 리드오프로는 역시 무려 11명이 나서봤지만 지난 몇 년 간 지속돼온 1번 적임자 찾기는 올해도 실패로 돌아갔다. 공격의 물꼬를 틔울 수 있는 기동력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장타력도 불안한 게 LG의 현실이었다.

주전 교통 정리도 필요하다. 올 시즌 LG의 외야 세 자리는 들어선 야수는 총 13명. 풍부한 외야수 자원을 활용해 소위 ‘좌우 놀이’로 불리는 플래툰 시스템을 한 시즌 내내 운용할 수 있었지만, 이는 곧 고정할 만큼 믿고 쓸 수 있을 만한 자원이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유격수 오지환이 군대를 갈 경우 LG의 내야에 번질 균열은 이미 8월 한 달 동안 확인했다. 스타 내야수 출신에 주루, 수비코치로 커리어를 쌓아온 류 감독에게 내려진 2018시즌 선결과제는 ‘야수진 전력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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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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