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체제 굳건' KFA, 히딩크 역할론 고민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신태용 감독 체제로 월드컵까지 간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김호곤(66)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신태용(47)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 위원장은 26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7년 7차 기술위원회’ 브리핑에서 “(현시점에서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모적인 논란은 없길 바란다”며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위해 돕겠다고 했고, 이 부분에서는 협회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와의 평가전(10월7일)이 있는데, 현장에서 직접 만나 의견을 여쭤본 후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기존의 협회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애초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신 감독을 선임하면서 계약 기간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로 설정했다. 최근 활화산처럼 터진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행보에도 김 위원장은 ‘신 감독 체제’를 강조했고, 이날 기술위원회 이후에도 같은 입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최종예선 두 경기(이란 0-0 무, 우즈벡 0-0 무)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분석했다.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며 “당장 경기력이 좋아질 수 없지만, 내년 3월이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며 “이는 히딩크 감독이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그랬다. 따끔한 질책도 필요하지만, 따뜻한 격려도 해야 한다. 월드컵 준비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히딩크 전 감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겠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기술위에서 논의를 한 결과 히딩크 감독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다만 역할론에 대해서는 “히딩크 감독과 협의가 필요하다. 지난주 히딩크 감독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메일을 잘 받았다는 답변 외에는 다른 내용이 없었다”며 “러시아 평가전 현장에서 직접 만나 히딩크 감독의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다. 모시는 입장에서 원하는 역할에 대해 먼저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날 신 감독은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

하는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님께서 사심 없이 도와주신다고 하면 100% 받아들일 생각”이라면서도 “다만 논란 때문에 감독이 흔들리고 주관을 잃어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불거진 히딩크 감독 관련과 관련해 기존 방침대로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김 위원장과 신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험난 길을 걸어가야할 운명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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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오른쪽)이 26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7년 7차 기술위원회’에 참석해 위원들과 히딩크 감독 관련 건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 /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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