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슬리피는 엠넷 힙합 서바이벌 ‘쇼미더머니6’(이하 쇼미6) 출연 이후 다시 태어난 듯했다. 그동안 대중적인 음악을 해왔지만 이젠 진짜 자신의 음악을 하겠다는 것. 첫 결과물로 지난 10일 발표한 싱글 ‘맘대로’는 그의 포부가 잘 담겼다. 또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랩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가 선보일 음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 ‘쇼미6’ 출연 이후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전환점이 된듯한데.
“그동안 자격지심이 있었다. 사람들에게 래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쇼미6’에 출연하고, 주변 반응을 살펴보니 나 혼자만의 착각이란 걸 알게 됐다. 대부분 대중적인 행보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그동안 스스로 가벼운 래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번 ‘쇼미6’ 출연을 통해 자신감을 찾았다.”
- 대중적인 음악에 대한 괴리감이 컸던 건가.
“보통 힙합하면 강렬하고 날카로운 음악을 떠올리지 않나. 하지만 내 음악은 달랐다. 대중적인 느낌이 강했고 사랑 이야기를 많이 다뤘다. 보통의 래퍼들은 자기 자랑을 하거나 비판적인 시각을 담곤 하는데 난 전혀 다른 노선을 걷고 있었던 거다. 그게 곧 자격지심이 됐고 ‘쇼미6’를 통해 래퍼의 본모습을 찾고 싶었다.”
- 그렇다면 진짜 래퍼의 모습을 찾았나.
“어느 정도 찾은 것 같다. 그렇다고 방향성을 확 바꿨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흐름을 갑자기 바꾸기엔 무리이기도 하고, 또 그 모습을 낯설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나둘 선보이려고 한다. 전환점이 ‘쇼미6’고, 시작점이 이번 싱글 ‘맘대로’다.”
- 자칫 ‘쇼미6’가 독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부담감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그저 ‘무한도전’에 나간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내 분량이 많았으면 했고 그래야 내 음악을 더 많은 분께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임했다. 덕분에 얻은 것도 많다. 젊은층에 내 이름을 알렸고 래퍼로서 존재감도 세우게 됐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쇼미6’가 자극제가 됐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 신곡 ‘맘대로’에 많은 의미가 담겼겠다.
“멋있는 래퍼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각종 예능을 통해 허약, 약골, 이국주 남편 등의 이미지가 생겼다. 그 이미지를 버리기 위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슬리피가 알고 보면 멋있는 래퍼였구나’란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가사에는 내 이야기를 담았다. 아마도 내 이야기를 담은 건 이번 곡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 슬리피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건가.
“음… 진짜 모습이라기보다 내 다른 모습이라 표현하고 싶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동안 잘 어울릴까 고민하느라 머릿속에만 있었는데 이젠 그 음악을 하나둘 풀어내고 싶다. 요즘은 음악하는데 희열을 느낀다.”
- ‘맘대로’가 시작점이라면 이후 행보는 어떻게 되나.
“내년을 목표로 솔로 1집을 준비하고 있다. 꾸준히 작업 중이고 7곡 이상을 앨범에 수록하려고 하고 있다. 요즘 같은 음원시대에 싱글과 앨범을 두고 고민이 되긴 한다. 그래도 첫 솔로앨범인 만큼 다채로운 음악으로 듣는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 어떤 래퍼로 기억되고 싶나.
“대중성과 개성을 함께 가진 래퍼가 되고 싶다. 미국으로 치면 스눕독이 롤모델이다. 예능도 하고 방송도 하면서 시트콤도 찍고 음악도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래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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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S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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