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와이드] 주장은 괴롭다?…'냉탕'에 빠져 있는 주장들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주장은 참 어려운 자리다. 마음 편히 게임을 하는 것과, 나는 꼭 야구를 잘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롯데에서 주장을 역임한 조성환 KBSN스포츠 해설위원의 말이다. 주장 자리는 개인적인 성적과 함께 팀 성적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리더로서 통솔력과 포용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조성환 위원은 “야구장에 오면 일단, 주장도 쉬고 싶을 때도 있고 스트레스를 풀 시간도 필요하다. 그런 티를 못내는 자리다. 결국에는 야구를 잘 해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한마디 했을 때 힘이 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말이 쉽지, 주장으로 팀을 이끈다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때문일까. 올해 프로야구는 주장들이 ‘온탕’ 보다는 ‘냉탕’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2017 프로야구가 반환점을 돈 가운데 10개팀 주장들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팀이 잘 나가도...위기의 주장들

타율 0.224. 최근 수년간 꾸준히 3할 타율을 유지해온 KIA 주장 김주찬의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실제 김주찬은 2010년 이후 1000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들 중 전체 7위의 타율(0.327)을 기록한 타자다. 최근 타격감을 회복했지만,  개막 후 줄곧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KIA의 주력 타자로서는 아쉬운 모습이다.  

SK 박정권은 팀이 3위로 잘 나가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최근 들어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시즌 성적도 타율 0.248 6홈런 21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득점권에서 타율 0.250에 그치면서 기대했던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중위권에 이름을 올린 LG 주장 류제국은 4월 한달 동안 5승무패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5월 이후 등판에서는 2승4패 평균자책점 4.59으로 흔들리고 있다. 기복있는 피칭이 계속되고 있다. 팀도 중위권에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해 고민이 큰 상황이다.

●몸도 마음도 아프다

한화 주장 이용규는 가장 우울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5월2일 SK전에서 오른 손목 골절 부상을 당했고, 이후 수술대에 올랐다. 현재 러닝과 캐치볼을 소화 중인 이용규의 복귀 시점은 7월초다. 이용규는 올해 3월 WBC에서 왼쪽 팔꿈치에 부상을 당했고, 개막 후 20일을 결장했다. 4월 20일 1군 복귀한 이용규는 11경기에서 타율 0.293 9득점 1타점을 기록한 뒤 부상으로 다시 팀을 떠났다.

NC 주장 박석민은 부진과 부상까지 겹친 케이스다. 올해 시즌 개막 후 5월까지 타율 0.188로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6월 16경기에서 타율 0.364 3홈런 18타점으로 반전을 발전을 마련했지만, 지난 21일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래저래 풀리지 않는다.

삼성 김상수는 부상으로 뒤늦게 1군 엔트리에 합류했고,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4월 말 뒤늦게 1군에 복귀했으나, 26일 현재 타율 0.246 9타점 15득점에 머물러 있다. 최근에는 다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삼성은 창단 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인 성적은 좋지만...

이만한 효자 FA가 또 있을까. ‘수원 거포’ kt 박경수는 팀은 꼴찌에 머물러 있지만 팀내 가장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11개의 대포와 44개의 타점은 팀 내 최고 기록. 득점권에서도 타율 0.317의 알토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50억을 받고 5년 만에 돌아온 롯데 이대호는 순항하곤 있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일단 개인 성적은 ‘조선의 4번타자’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는 현재 타율 0.355 12홈런 46타점의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팀은 6월 이후 8승14패로 곤두박칠치고 있다. 현재 이대호에게 당면한 최대 과제는 가라 앉아 있는 분위기 수습. 개인 성적보다 팀의 안위를 돌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리그 최고의 교타자인 서건창은 올해도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0.370으로 타율 1위에 올랐고,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최근 페이스면 200안타에 다시 도전할만 한하다. 두산 주장 김재호는 올해도 ‘9번 타자’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89 3홈런 26타점. 하지만 두산은 전반기는 실망스럽다. 승패 마진 +3을 기록 중이지만, 부상자가 속출해 김태형 감독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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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왼쪽부터 김상수-이대호-이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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