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벤치클리어링 난투극, 양 팀의 뇌관은 무엇이었나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무려 4명의 선수가 동시 퇴장당한 벤치클리어링, 삼성과 한화를 폭발시킨 뇌관은 무엇이었을까.

사건을 다시 보자. 21일 한화가 1-0으로 앞서있던 3회말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삼성 선발 윤성환의 6구째 몸쪽 직구가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의 유니폼 가슴팍을 스치면서 몸에 맞는 볼로 선언됐다. 이 과정에서 두 선수의 신경전이 발생했지만, 뒤이은 2차 충돌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왼팔뚝에 윤성환의 초구를 맞은 5번타자 로사리오가 배트를 집어던지며 마운드로 향했다. 그러자 양 팀의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와 그라운드에서 한데 엉켰다.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며 경기는 약 10분 간 지연됐다.

◆한화 “빈볼, 고의성 다분”

한화 선수단이 급격히 흥분했던 건 두 번째 사구 때문이었다. 김태균의 타석에서 벌어진 상황은 경기 중 나올 수 있는 정도라고 여긴 반면, 로사리오의 타석에서는 고의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정황이 너무 많았다는 것. 1차 충돌 당시 김태균을 말리던 정현석이 그 다음 벤치클리어링의 중심이 됐던 것도 이런 연유가 얽혀 있었다. 특히 윤성환이 평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활용하는 제구력이 리그 최정상급으로 정평이 나있는 투수였다는 점에서 순간 갈등이 촉발됐다는 게 한화 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앞선 2연전에서 한화 선수들이 기록한 몸에 맞는 볼이 4개에 달했다. 로사리오는 모든 경기에서 사구 하나씩을 기록했던 상황이었다. 같은 도미니칸 공화국 출신인 이날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가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다.

◆삼성 “선발 투수에게 주먹질?”

삼성의 경우, 선발 윤성환에게 향하는 주먹에 폭발했다. 일반적으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는 경우, 그날 선발만큼은 건드리지 않는 게 일종의 불문율이라는 것. 이미 박종철 구심이 로사리오를 제지한 상태였지만, 당사자가 아닌 오히려 다른 선수들 여럿이 윤성환을 덮치며 얼굴 쪽을 가격했다. 투수를 보호하기 위해 몰려나온 삼성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이 장면을 두 눈으로 직접 지켜보면서 사건이 과열됐다는 게 삼성 측의 입장이다.

특히 마지막까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던 조동찬은 이날 1회 자신의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비야누에바의 거듭된 몸쪽 승부 끝에 4구째 직구를 몸에 맞았던 상태, 하지만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묵묵히 1루로 걸어나갔다. 앞서 이미 사구를 기록해던 당사자가 오히려 같은 실수를 한 상대 선발에게 달려들자 화를 참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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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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