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사라진 슈틸리케호, 무색무취 전술만 탓할 게 아니다

[스포츠월드=박인철 기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겼지만 결과 외에 남은 것이 없는 경기였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 시리아의 파상공세에 대표팀은 당황했고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수비진영에서 의미 없는 걷어내기로 패스의 질이 저하되면서 공격 전개에도 어려움이 겪었다. 최근 몇 경기에서 반복되는 대표팀의 모습이다. 이러면서 최근 A매치 내내 드러난 슈틸리케 감독의 ‘무색무취’ 전술에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다만 모든 책임을 슈틸리케 감독에만 돌려선 안 된다. 감독이 어떤 전술을 준비해도 막상 실행해야 할 선수들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나라를 대표해 뛰고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이 선수들에 있는지 묻고 싶다. 슈틸리케 감독은 웬만해선 대표팀 명단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몇몇 선수들이 ‘경기력 여부를 떠나 항상 뽑히겠지’란 생각을 갖고 정신적인 준비나 자세가 제대로 됐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리아전에서 보인 선수들의 모습은 기본적인 태도부터 아쉬움이 있었다. 동료가 볼을 잡으면 기다리기만 했고 적극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의지도 부족했다. 공수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기성용이 없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대표팀 선배급인 기성용과 구자철도 선수들의 정신력에 문제가 있음을 꼬집었다. 기성용은 “감독님 문제가 아니다.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이행하지 못한 탓이 더 크다. 시리아전 같은 경기력이면 어떤 감독이 와도 문제가 생긴다. 선수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지적했고 구자철 역시 “내가 처음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을 때 느낀 책임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선수들이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갖고 정신적으로 준비가 됐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슈틸리케호는 여전히 2위(승점 13)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목표도 장담할 수 없다. 남은 경기는 딱 3경기.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지만 희망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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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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