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오정세, '조작된 도시'를 아직 못 본 관객에게 외침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세상을 뒤집는 건 항상 의외의 인물들이지.” 영화 ‘조작된 도시’(박광현 감독)의 포스터 카피다. 이 문구는 배우 오정세에게도 통한다.

‘조작된 도시’는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 권유(지창욱)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범죄 액션 영화. 오정세는 극 중 승률 0%의 무기력한 국선 변호사 민천상 역을 맡아 권유를 변호한다.

민천상은 영화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어눌하고 소심해보이지만 알고 보면 자신의 계획대로 일을 처리하는 철두철미한 인물. 오정세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관객의 예상을 깬 캐스팅. 영화를 뒤집는 건 항상 이런 의외의 인물에게서 나온다.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한 시나리오였는데 신나게 유쾌하게 잘 나왔더라. 오정세라는 배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민천상 역이 처음부터 배우 오정세로 낙점된 건 아니었다고 들었다.

“원래 다른 역할로 캐스팅 제의가 왔다. 박 감독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기에 ‘뭐든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민천상 역할은 현실적으로 저보다 더 인지도가 있고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캐스팅 논의 중인 상황이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그 분들이 못하게 된다면 오디션이건 미팅이건 저에게 기회를 달라고 했다. 이후 촬영을 2주 앞두고 제가 캐스팅이 됐고 캐릭터를 잡아갔다. 행운처럼 다가온 캐릭터다.”

-캐릭터 연구를 치열하게 했다고.

“민천상은 내적이든 외적이든 결핍이 있는 인물, 그래서 비뚤어져 성장하게 된 인물이다. 처음엔 왜소증 환자로 캐릭터를 잡았다. 그런데 CG 때문에 제작비가 두 배가 들더라. 그래서 병적으로 탈모가 진행되서 골룸보다 머리숱이 조금 더 많은 캐릭터를 생각했다. 이건 가발 제작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오타반점을 가진 인물로 그렸다. 제가 허벅지에 오타반점이 있어서 그런 아이디어가 떠오른거다.” 

-등이 굽은 설정도 직접 냈나.

“꼽추처럼 완전히 굽혀진 것이 아닌 조금 구부정하게, 조금 불편한 듯 보이게 경계선을 설정했다. 처음엔 보조 장치 없이 구부정하게 연기를 했는데 1∼2주 정도 지나서 무리가 오더라. 허리 건강이 안 좋아져서 병원에 다녔다. 나중엔 보조 장치의 도움을 받았다.”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머리 속에 악역에 대한 비주얼 저장창고가 있었다. 캐릭터 별로 이런 창고를 만들어놓는 편이다.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찾는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헤어스타일이 특이한 사람, 얄미워 보이는 사람 등 다양한 캐릭터가 보인다. 그걸 기억해놨다가 연기를 할 때 쓴다. 신선한 건 담아두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민천상이라는 인물과 큐브라는 공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처음엔 뻘쭘했다. 허공에 대고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제가 어색함을 느끼면 보는 사람도 어색하게 느껴질 거다. 감독님과 상의 후 어느 순간부터 큰 모니터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했다. 영화를 보니 CG 팀이 고생하셨겠더라.”

-흥행에 민감한 편인가.

“카메라 앞에서는 정말 치열하게 준비하고 연기를 한다. 하지만 제가 노력한 만큼 관객수가 들지 않았다고 해서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지진 않는다. 1000만이 넘는다고 붕뜨지도 않고. 외부 상황에 덜 휘둘리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아직 영화를 안 본 관객을 위해 관람 포인트를 짚어준다면.

“혹자는 개연성이 없다고 하는데 ‘조작된 도시’는 현실에 발붙인 상태에서 두 단계 위를 영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신나게 유쾌하게 보셔도 좋고 그 안에 메시지를 생각하시면 더 좋은 작품으로 다가올거다.”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 제공=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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