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打打打打', 쿠바를 2번 울린 손아섭 맹타쇼

[스포츠월드=고척돔 정세영 기자] ‘근성 야구’의 대명사 손아섭(27·롯데)이 작심한 듯 방망이를 휘둘렀고, 영양가 만점의 안타가 우수수 쏟아졌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표팀이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아마야구 최강국’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서 7-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같은 장소에서 6-1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 승리다.

손아섭의 방망이가 단연 빛났다. 무려 4개의 안타를 쏟아냈고, 알토란같은 타점 2개를 쓸어 담았다. 특히 대표팀이 6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한 7회, 손아섭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1-3으로 뒤진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손아섭은 좌중간 2루타를 뽑아 포문을 열었다. 이 안타에 고무된 대표팀은 쉴새 없이 쿠바 마운드를 두들겼고, 4점을 뽑아 5-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손아섭은 타자 일순한 7회 다시 한번 더 타석에 섰다. 2사 만루의 타점 기회에서 깨끗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추가했다.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쐐기 한방이었다.

손아섭은 앞선 2회와 5회,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했다. 전날에도 6회 시원한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대표팀 승리에 크게 일조한 손아섭의 쿠바와 2차례 평가전 성적은 5안타, 1홈런 3타점이다.

손아섭은 ‘대체 선수’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했다. 김인식 감독은 팀 내 생존을 위해 대표팀을 고사한 김현수(볼티모어) 대신 손아섭을 발탁했다.

손아섭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법 하다. 그는 KBO리그 통산 타율 0.323 95홈런 494타점을 기록하는 등 롯데에서 뛴 10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올려왔다. 대표팀에서도 지난 2013년 3회 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영양가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대표팀 내 한 선수는 “손아섭이 대표팀에 뒤늦게 발탁돼 자존심이 상했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뒤 미국 진출을 꿈꾸는 손아섭에게 이번 WBC는 쇼케이스 무대다. 이번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대표팀은 설레고, 책임감도 큰 자리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던 손아섭이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WBC에서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손아섭은 이날 경기 뒤 “비록 평가전이지만 이기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조금씩 타석에서 공이 보이기 시작한다. 더 준비를 잘해서 대회에서도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주전 외야수 ‘1순위 후보’로 급부상한 손아섭이 WBC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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