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 ‘로저스’만 오면 다 해결될까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부상 선수가 돌아오면 모든 게 해결될까.

개막 후 2주가 지났고, 각 팀은 11∼13경기를 치른 상황이다. 그런데 겨우내 우승후보, 최소 5강 후보로 평가받던 한화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2경기를 치러 2승10패로 최하위다. 개막 2연패 후 1승, 다시 4연패 후 1승, 그리고 지금 4연패 중이다.

결국 마운드다. 팀타율은 2할7푼8리로 5위지만, 마운드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109⅓이닝 동안 122개의 안타와 19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이 부분은 사실 다른 팀과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사사구를 무려 80개나 내줬다. 볼넷 출루가 72개에 이른다. 가장 적은 LG의 경우 102⅔이닝 동안 볼넷수는 33개다. 한화의 팀평균자책점 7.08이다.

선발이 초반 무너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김성근 감독 특유의 ‘내일없는 퀵후크’가 시즌 초부터 펼쳐지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벌써 혹사 논란이 시작되고 있고, 팬들은 마뜩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닝소화 지표를 보면 참담하다. 팀내 1위인 마에스트리가 3경기서 13⅔이닝을 소화했다. 송은범이 3경기서 13이닝으로 2위다.

3위부터 불펜투수들이 줄을 잇고 있다. 3위는 송창식으로 6경기서 11⅔을 소화했다. 이는 지난 14일 두산전에서 구원등판해 4⅓이닝 12실점(10자책)으로 벌투논란까지 휩싸인 결과 채워진 이닝이다. 4위는 장민재로 8경기서 10⅔이닝, 5위는 김경태로 역시 8경기서 10이닝을 소화했다.

한화가 12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선발로테이션은 송은범-김재영-마에스트리-김재영-송은범-김민우-송창식-마에스트리-송은범-김민우-김용주-마에스트리였다. 퀵후크가 번번이 일어났고, 한화 선발이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두 차례 뿐이다.

이제는 윤규진 카드마저 뽑았다. 김성근 감독은 윤규진을 16일 대전 LG전에 선발로 내보낸다. 2009년 6월21일 목동 넥센전 이후 무려 2941일 만의 선발등판이다. 문제는 윤규진이 지난해 10월 우측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그간 재활에 임했던 선수라는 점이다.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는 가운데 윤규진이 중책을 맡았지만, 1군에서 예열기간없이 곧바로 선발로 나선다는 게 불안감을 안긴다.

그대로 다행은 조만간 로저스, 이태양, 심수창, 안영명 등이 4월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태양은 지난해 4월 팔꿈치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심수창은 손가락 물집으로 FA 선수로서 아직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로저스는 캠프 기간 동중 팔꿈치 통증이 발생해 전열에서 이탈해 있었고, 안영명 역시 캠프 막판 엉덩이 쪽 근육통으로 이탈했다. 하지만 이들만 바라보고 있는 것도 위험하다. 실제 천군만마가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로저스도 작년의 괴물투를 이어갈 수 있을지 뚜껑을 열어봐야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로저스를 많이 분석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태양, 안영명 역시 마찬가지다.

올 시즌 초반, 벌써부터 한화 마운드는 허덕이고 있다. 딱히 명확한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한화팬을 가슴아프게 하고 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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