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무너지는 LG 불펜, 추락에는 날개가 없다

[스포츠월드=잠실 이재현 기자] LG 불펜이 끝 모를 부진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LG는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홈경기에서 1-6으로 완패했다. LG는 두산과의 잠실더비에서 모두 패하며 자존심을 있는 대로 구겼다. 잠실더비 직전이던 지난 19일까지 3연승에 성공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허무한 3연패였다.

3연패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패인은 역시 불펜진의 연쇄 붕괴였다.

허약한 불펜은 이미 올 시즌 LG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22일까지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이 리그 2위(4.53)임에도 불구하고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5.41로 리그 9위에 그쳤다. 이는 선발진의 호투를 불펜진이 좀처럼 지원하지 못하는 모습이 잦았음을 의미한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LG 불펜은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3연전 기간 LG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15.55에 달한다.

지난 20일부터 2점을 허용했는데, 불펜 잔혹사의 정점은 역시 21일 두산전이었다. 5회까지 8-1로 크게 앞섰던 LG는 내심 낙승을 점쳤지만, 결과는 10-17 역전패였다. 선발 김대현은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지만, 진해수를 포함한 다섯 명의 불펜 투수들은 무려 14점을 헌납했다. 특히 7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던 진해수와 신정락은 단 한 개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6점을 내줬다.

류중일 LG 감독이 “두 명의 투수가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강판당한 것은 역대 최초의 기록이 아닌가”라며 한탄했을 정도로, LG 불펜은 무기력했다.

22일 두산전에서도 선발진의 호투, 불펜진의 붕괴 시나리오는 여전했다. 선발 투수 타일러 윌슨이 7이닝 2실점(0자책)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진은 4실점을 기록, LG는 1-6 패배와 마주했다.

지난 21일에 본의 아니게 아껴뒀던 비장의 카드 고우석이 모든 실점을 떠안았다는 점은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22일 경기를 앞두고 “불펜 투수들이 모두 마운드에 오를 것을 자청했다”며 선수들의 굳은 의지를 전달했던 류 감독의 발언이 무색해진 성적표다.

지독한 선발-불펜진 간 엇박자 속에 리그 4위 LG의 도약은 요원하기만 하다. 최동환, 최성훈 등이 2군에서 콜업을 대기 중이지만, 큰 보탬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스스로 반등하길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LG 불펜은 언제쯤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LG 김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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