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0골' 지루, '우승' 프랑스 스트라이커 자격 충분했다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0골-1유효슈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정상에 오른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첼시)가 남긴 기록이다. 스트라이커의 포지션에서 0골이라는 숫자는 분명 부진을 뜻한다. 하지만 지루가 아니었다면, 과연 프랑스가 월드컵 정상에 오를 수 있었을까. 생각해볼 문제이다.

프랑스 공격수 지루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치른 크로아티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36분 페키르와 교체될 때까지 81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도 지루는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고,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앙트완 그리즈만, 킬리안 음바페, 폴 포그바의 득점포를 앞세워 4-2로 승리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지루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 토너먼트 결승전까지 총 7경기에 출전해 총 54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무득점으로 대회를 마쳤다.

평가는 갈린다.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득점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축구판에는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는 속설도 있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지루를 향한 비판과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지루는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의 강점인 공격 2선의 공격력을 극대화해준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공격 핵심은 그리즈만과 음바페이다. 음바페는 이날도 쐐기골을 작렬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루는 월드컵 결승에서 누구보다 투지 넘치는 압박으로 크로아티아의 공격 전개를 막아냈다. 또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제공권 경쟁에 나섰으며, 적극적인 연계 플레이로 공격 2선 자원이 침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줬다. 특히 쏟아지는 0골의 비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했다.

이날 디디에 데샹 프랑스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루를 교체하면서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며 지루를 감싸 안았다. 그리고 우승을 확정지은 후 데샹 감독과 지루는 누구보다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우승을 자축했다. 동료들 모두 지루에게 달려가 기쁨을 함께 나눴다.

만약 지루가 0골의 부진한 플레이를 선보였다면 결승전까지 선발 출전할 수 있었을까. 경기 후 감독의 진한 포옹을 받을 수 있었을까. 지루는 그만큼 팀을 위해 희생했고, 자신이 아닌 동료가 빛날 수 있도록 헌신했다. 데샹 감독의 진한 포옹이 이를 증명한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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