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안갯속' 여자농구 단일팀 명단, 모두가 행복한 선발 가능할까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아시안게임이 코앞에 닥쳤지만, 현재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은 서로 떨어져 있다.

남북은 지난달 체육 회담을 통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여자농구를 포함한 3개 종목(카누드래곤, 조정)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는 종목은 유일한 구기 종목인 여자농구.

문제는 최종 12인 엔트리 중 총 3명의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으로만 합의됐을 뿐, 아직 선수 선발 진척 상황이 더디기만 하다는 점이다. 선수단 주장 임영희가 지난 10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의사소통 문제 해결 및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선 북측 선수단의 빠른 합류가 중요하다”라고 호소했지만, 현재까진 어떠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단일팀 구성 합의 이전에 자체 구성한 12인 선수단 체제로 훈련 중인 여자 대표팀은 오는 25일부터 윌리엄존스컵 대회에 나선다. 따라서 이문규 대표팀 감독 개인적인 소망은 단일팀의 존스컵 참가다. 이 감독은 “현재로썬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데, 최소한 다음 주 중으로는 단일팀 구성을 마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남한 대표팀이 합류를 바라는 북측 선수들은 존재한다. 지난 4일과 5일 평양에서 열린 통일 농구대회를 경험한 선수단은 로숙영과 리정옥, 장미경의 합류로 의견을 모았다. 대표팀의 에이스로 통하는 박혜진은 “로숙영은 아시안게임에 관심이 많았고, 북측 선수단이 과하게 몰아주는 편이 있긴 하나 득점력이 상당히 뛰어났다. 한 포워드(리정옥)는 외곽슛이 좋았고, 가드(장미경) 역시 신장은 작았지만, 발이 빠르고, 돌파력이 돋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감독과 코치 역시 선수단과 비슷한 생각.

그럼에도 변수는 있다. 북측이 독자적 판단에 기초해 단일팀 합류선수를 지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한국이 단일팀 구성 합의에도 불구하고 12명으로 훈련에 임하는 것처럼, 북측이 가상의 12인 엔트리를 만들어 선택권을 넘긴다면 최상이다. 그러나 북측이 미리 단일팀 합류선수를 지정해 통보할까 봐 고민스럽다. 예상 밖의 선수가 온다면 전력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북측 선수단이 합류한다면 기존 선수단 중 일부는 돌아가야 해 아쉬움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라던 박혜진의 말처럼 여자농구 대표팀은 대의를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희생을 택했음에도 선수단 구성마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시작도 전에 사기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단일팀 구성은 호성적을 향한 첫걸음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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