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신태용 감독 '재계약 논의?'… 또 헛발질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공과’가 지금 중요합니까!

신태용(48)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재계약 여부를 두고 대한축구협회가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한다. 현재 초점은 재신임이냐 결별이냐에 맞춰져 있고, 이를 결정하기 위해 공과를 판단할 예정이다. 그런데 과연 이 과정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유임 건과 다른 것이 무엇일까. 실패한 경험을 다시 반복하려고 할까.

대한축구협회는 3일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을 주재로 조만간 회의를 개최해 2018 러시아월드컵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감독 선임에 관한 논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는 4년 후를 바라보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명 감독 선임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선행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한국 축구에 가장 필요한 철학을 세우고, 색깔을 결정하는 일이다.

러시아월드컵 무대에 선 한국 축구대표팀의 색깔은 ‘무색’이었다. 경쟁국은 한국 축구의 강점을 스피드로 꼽았지만, 사실 손흥민(토트넘)이 빨랐던 것이지 대표팀 전체가 빠른 것은 아니었다. 투혼이나 정신력은 색깔이 아니다. 전술적인 특색이나 강점이 전혀 없었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전술이 바뀌었고 임기응변식 대응으로 일관해야 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몽규 협회장을 필두로 한국 축구계 전체가 이 철학과 색깔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도 시간이 모자라다. 한국 축구가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1~2명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1~2명의 부상 선수에 급격하게 흔들리지 않은 전술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피할 수 없는 ‘선 수비, 후 역습’을 어떻게 한국형 축구로 진화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감독 선임은 그 다음이다. 협회가 고민 끝에 세운 철학을 가장 잘 관철할 수 있는, 한국형 축구의 색깔을 가장 잘 채색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차기 감독 선임의 기준이 돼야 한다. 월드컵에서 감독 개인의 공과를 판단하는 것을 선임의 기준으로 세워서는 안 된다. 신태용 감독 역시 ‘한국 축구의 색깔을 잘 채색할 수 있는 지도자인가’를 판단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월드컵에서의 공과는 의미가 없다.
실제로 협회는 지난해 월드컵 최종 예선 도중 대표팀의 부진이 이어지자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거취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고 재신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전 감독은 팀을 부진에서 걷어내지 못했고 결국 협회는 경질했다. 이는 결국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대표팀 준비 부족이라는 부작용으로 드러났다.

한국 축구의 정체는 감독 선임에만 목을 맨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을 선임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뤘지만 이후 다시 급격하게 추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 시점에서 신태용 감독의 재신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모든 축구인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 축구의 철학과 색깔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협회는 타깃을 잘못 잡고 또 헛발질하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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